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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때 분에 넘치게 사랑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1편)


BY greenfw 2001-03-22

저도 한때 분에 넘치게 사랑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결혼하기 전까지 8년동안 만난 어느 출판사 사장님인데...

무슨 수로 유부남을 8년씩이나 만날 수 있었는가 하면

둘 다 아주 별난 사람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8년 동안 만났어도 손한번 잡은 적이 없으니까

그분이 저를 그렇게 사랑한 줄 몰랐었어요.

그저 느낌으로 많이 아껴주시는구나... 정도였지요.



한달에 한번쯤... 더러 그나마 건너뛰기도 하면서...

여섯달 동안 못만난 적도 있고, 일년 동안 못본 적도 있었어요.

그분 친지 출판사에 취직시켜 주신 것이 고마워서 사모님께 드릴 선물을 사놓고

전해보려고 여러번 연락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한사코 만나주지도 않고 선물조차 거절하여 못 전해드렸습니다.

여섯달 후 전화를 드렸더니 만나주시더군요.

한 번도 그분이 제게 연락한 적이 없었습니다. 업무상 꼭 필요했던 때 외에는...

제가 바쁘게 살다가 힘에 겨우면 잠시 짬을 내어 전화를 드리면

그분도 저 못지않게 바쁘셨을 텐데도 어김없이 만나주시곤 했지요.

만나면 식사하고 제 수다 들어주시고 22시경이면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 주시고...

한번도 더 있다 가라는 둥, 보고싶었다는 둥 등의 말씀이 없으시니

애인도 없이 살았던 삶에 그냥 스트레스 해소의 대상쯤으로 여기고

그렇게 아주 이따금씩 만났었습니다.

저도 그분이 싫지 않았고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기도 했지만

말많은 출판계에 알려진 인물들끼리였고 악수도 않고 살았던 별난 여자라

더 이상 진행은 마음으로부터라도 접어야 했습니다.

제 도덕의 잣대가 그걸 허용치 않았던 게지요.

만나는 초기에는 그분과 사모님이 너무 맞지않아 이혼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제가 그랬지요.

"그러면 천벌 받는다. 조강지처 버리고 잘되는 인간 못 봤다.

사장님 성격에 그런 부인이니 여태 살았지 같은 성격의 여자 만났으면

환상적으로 행복하게 살았거나 진작에 홀아비가 되었을 것"이라고

못을 꽝꽝 박아 드렸습니다.

댁에 놀러도 가고 동생들도 그 댁에 드나들면서

아르바이트로 영어책 교정을 보곤 했습니다.



저는 노트필기를 몇장씩 한 것도 중간에 지저분한 곳이 생기면

새 노트에 다시 옮겨적을 정도로 틀린 것을 못 참아하고

뜨개질을 하다 틀린 곳이 발견되면 그예 풀어야 성이 차는 완벽주의자였는데

그분의 부인은 사방팔방 다 틀려가면서도 여유있게 뜨개질을 해나가는 낙천가요,

우리들이 놀러가도 스텐 대접에 커피를 타 드시곤 하던 독특한 분이셨습니다.

저보다 더 완벽주의자였던 그분이 그걸 어떻게 참았겠어요.

날마다 전쟁이지...

그분은 저희집에서 식사대접도 몇번 했습니다.

동생들 학비조달에도 보탬이 될 정도로 아르바이트거리도 많았습니다.

2편은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