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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누였고 내딸미나의 고모인 수진엄마


BY henna1023 2001-03-27

여기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적을수도 있군요
미나고모가 이편지를 볼까모르겠네요

흔히 부르듯이 '아가씨''언니'라 하며
행복했던 세월도 있었죠 우리.

옛날 호칭대로 아가씨라 실컷 불러볼까요?

24살.나이보다 무지하게 철없던 때
같이 철없던 오빠와 내가 화창한 봄날 축복속에서 성당에서 결혼을 했죠
그때 아가씨는 순진하고 착한 대학생
정말 훌륭하고 멋진 아버님과 세련된 어머님
이리저리 치이고 궁색하기만 했던 이십대 초반을 우울하게 보내던 전
친구로만 지냈던 오빠의 집을 동기들과 몇이서 놀러갔다가
내가 자란 환경과 판이하게 틀린 가정-
단촐하고 깨끗하고 화목한 집안에 반해
어렸지만 온순하고 착한 오빠와 결혼을 생각했죠

모든건 그럴싸하지만 잘못한 결혼이었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신연령이 너무나 어린 미숙한 어린 부부였던거죠

하지만 우리 결혼생활 4년 내생애에 가장 행복했었죠
별 고생모르게 보호받고 가족들의 사랑받고 어린부부였지만 풍족했죠
그 이전과 그 이후 두번다시 내인생에 온건하고 평화로운 삶은 없죠

모든 행복은 우매하고 바보스런 나의 잘못으로 건널수 없는강을....
모든건 나때문에 내 천죄로 나의 착오로....
엄청난 그릇된 판단으로 씻을 수없는 죄를 짓고
특히 육아는 누구나 힘들지만 난 특이한 경우였고
오랜 불면증에 심한 산후우울증에 사실은 정신질환자 였던겁니다
살면서 물론 철없는 오빠에게도 문제가 있긴했지만
정신적 병을 호되게 앓던 저는 세상 모든게 불만이되고
어른들이 섭섭하고 착하고 올곧은 딸만 귀히 여기고
아들며느리는 너무 무시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심했죠

모든걸 벗어나고만 싶어서 다 싫어서 결국은 파탄이 나게 뒤집어버리고
양가 사람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고 ...그래도 회복할 기회가 주어졌건만
다 벗어버리고 뛰쳐나와버렸죠 돌 지난 미나만 데리고....
하하...헛웃음밖에 안나오는 나의 철없음이란...
알거지로 나와서 내아기를 데리고 세상 살수있다고 믿고
난생 처음 지옥같은 정신과 육체의 노동을 살며
하루라도 안벌면 당장 죽을수 밖에없는 혹독한 시련 ....
육년째인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인생끝났다고 보는 앞으로도 계속되겠지요

처음 삼년은 연락도 안닿는 오빠를 일년에 두어번 찾아 얼마나 무릎꿇고 용서를 구하고 애걸복걸 했지만 절대로 불가능이더군요
자기의 남다른 큰 상처를 나라는 인간이 악마의소행으로 짓이겨놨으니
순한성격에 결코 돌이킬수가 없었겠죠
오빠의 얼굴은 마주칠수 없었만
애데리고 나왔다 피눈물 흘리다 아기를 어머님 아버님께 맡기곤
애의 육아비는 내가 책임지는 대신 고정적으로 미나를 보러
어머님댁을 드나들고...그런생활은 지금까지 앞으로도 계속되고...
미나가 4살때 아가씨가 결혼하고 제심정은 여러모로 더 많은 눈물을 흘렸죠

이제는 귀여운 딸을 낳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있는 아가씨를 가끔보면서 가슴의 회한을 금할수가 없어요
내가 미치지않고 정상으로 살았더라면
미나를 데리고 고모가족과도 단란한 시간을 함께하고
지옥같은 고생해보고야 인간관계가 뭔지 부모자식이 뭔지 깊이 깨달아 철든 지금같다면 아버님 어머님을 의무감이 아니라
너무도 사랑하는 맘으로 자식된 도리를 다할수 있었을것을....
가족관계는 끝나고 남이된 지금
그래도 이 세상에서 내 영혼의 가족은 아버님 어머님 아가씨라는 착각이 늘 가슴에 있습니다
오빠가 재혼을 하면 그동안의 미나가 있음으로 해서 그나마의 교류도 모든게 끝이되지만
죽어서도 아버님 어머님 아가씨 생각하며 눈을 감을 겁니다
혼자되고 갖은 고생하며 제몸과 정신에 남은거라곤
세상과 사람에대한 울분과 증오 불신뿐이고 피폐해졌지만
부모님과 아가씨에 대한 은혜는 죽어서도 잊을 수 없죠
혹 내가 먼저 죽으면 미나를 어떡해야 할까요
그런고민은 아무도 알수없겠죠 미나에겐 정말 외갓집이란 존재는 없잖아요 그 심정은 모를겁니다
내가 눈감는 순간에도 억지로 외갓집 사람은 끌어들이지 않아요
절대로...그 원한은 애시당초 미나도 모르는게 나아요
힘들겠지만 어머님께 부탁하는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늘 눈물흘립니다
믿을 데는 미나의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밖에 없잖아요
미나도 어른이되어서 결코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의 은혜를 잊지않는 사람이 되도록 키우겠어요
미나가 조금만 더 크면 다시 제가 키워야죠
빈말이 아니라 세상에 치이고 살다 뼈저리게 각오한건
평생 미나와 나 둘이서만 살아야한다는 것입니다
당장 굶어죽는게 두려워 수렁에 함정에 빠지는 짓따위는 절대로 않을겁니다
고통에서 허우적댈때 오빠를 많이 원망했죠
천죄는 내가 지었지만 니가 날 용서 않았지만
이젠 내가 널 용서않는다고 까짓 내용서니 원망이 무슨상관이겠냐만
니가 날 그토록 용서하지 않아서 내가 이렇게 비참하게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이러고 산다 속 시원하니 난 내죄로 내가 다 벌받으며 내인생 끝났고 피눈물 흘리고 산다
속시원하니 어쨋든 넌 부모잘만나 시련은 이기고 잘먹고 잘사니
정말 눈앞에 당장 굶어죽는 일에대해 니가 뭘알아 ....

이젠 모든 원망 푸념은 않아요
얼마나 누구보다 괴로왔고 울었을 아가씨 내게 내색도 않고 따뜻하게 대할때의 그 깊은 속이 더 가슴아팠어요...부모님 못지않게
그 은혜들 잊지않아요 늘 얼마나 고마웠던지요 미안했구요
...글이 너무 길었네요 하고픈 말은 이런식이 아니었는데
이글을 못 볼지 모르지만
사랑하는 아가씨 어머님 아버님과 함께 정말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