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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가리 소대가리 반보


BY 양파속 2001-03-28

제목만 읽고 이게 무슨 불경죄냐고 하지마세요
결코 불경스런 내용이 아닙니다

70년대 초 그시절 학창시절을 보내신 분 들은 기억하고
있겠지요

교련시간 ,
시대가 시대인 만큼 교련이란 교과목이 있었지요
여름방학이 끝나고 9월초 개학이 시작되면
곧 바로 전체 교련연습이 시작되곤 했지요
9월중순 사열식 을 위해 맹 연습을 하는데
방학동안 뽀얀 피부를 만든답시고 푸른바다의
유혹을 부리치고 방안에 칩거하며 한달여 동안 공들여
만든 뽀얀 피부가 사나흘 교련연습으로 새까맣게
타버리곤 하던 그 시절
그렇다고 그 당시 시대 상황으로 봐서 거부할수 없었지요
교련 선생님은 군대서 예편하신 분 으로 언제나
다림질 된 군복을 입고 계셨는데 체구가 3공시절
"황성옛터"를 즐겨 부르시던 어르신과 꼭 닮으신
모습에 다부지고 한치의 빈틈도 없으셨던 분이었습니다
열병식을 하느라고 도영한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줄을 맞추지 않고 삐뚤어진다거나 하는 것 을
용납을 안하셨던 분이었지요
9월이라지만 햇살이 뜨거운 연병장,아니 운동장에서
대대장인 3학년 언니가 구령을 합니다

_ 전체 소대가리,중대가리,반보-
예의 웃음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옵니다
무슨 말 이냐구요
사실은
- 중대간격 ,소대간격,반보-
이 말이랍니다
그런데 대대장은 군기가 팍 든 목소리로
배에다 힘을 주고 구호를 외치듯 하는데
딱 ,딱,끊어줄떼 끊어서 하는 발음이 아니고
빠르게 크게 군기 까지 잔뜩 들어서였던지
아무튼 우리들 귀 에는 -중대가리 ,소대가리,반보-
라고 분명히 들렸던겁니다
교련선생님이 가만히 내버려 두었겠습니까
눈썹이 휘날리도록 운동장 다섯바퀴씩 을 돌렸지요
그 당시 우리가 여군에 오지 않았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고된 훌련 연습을 했었거든요
"좌향좌,우향우" 는 기본이고 부상자 운반서 부터
붕대감기 까지 온갖 연습들을 했답니다
근디요 다른 학교에서도 여학생들이 사열을 하고
했었나요
우리는 그런것 다 했거든요
지금도 중대가리,소대가리, 얘기하면
총동창회 장 이 웃음바다가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