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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야! 당당히 고개 들어라.


BY goodwife 2001-04-21

'찬호여, 고개를 들라!'

1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박찬호는 두 번 고개 숙인 모습을 보였다. 2-2로 팽팽하던 6회초 무사 1,2루에서 8번 코라가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자, 대기하던 박찬호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4-2로 앞선 7회말 오릴리아에게 동점 2점 홈런을 얻어맞는 순간 다시 한번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투수에게 '포케 페이스'가 필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왕이면 케빈 브라운처럼 무표정으로 마운드에서 버티는 것이 멋져 보일 수는 있지만, 격렬한 감정의 표현도 때로는 무표정보다 효과적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감정의 폭도 다르고, 표현법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박찬호가 다른 투수에 비해 감정 표현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스타일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날 박찬호가 두번 고개를 숙인 장면은 두가지 부정적인 해석을 하게 된다.
코라의 병살타가 나온 대목은 동료에 대한 불신과 실망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잘못된 것이다. 팀플레이가 우선이고, 동료의 실수도 감싸주어야 하는 입장에서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은 다른 동료들에게까지 박찬호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물론 승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럴수록 당당히 고개를 들고,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박찬호를 보고 싶다.
승패는 하늘에 맡기고, 강인한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사실은 더 중요하다.



!%!%!%! 4월 21일자 스포츠 조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