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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의 행차


BY 준 2001-05-02

휴일이네요. 시아버님께서 점심을 달라시네요. 열심히 오무라이스만들어드렸습니다. 음식에 소질없는 나... 부엌이 엉망이 되었네요.
아버님 나가시고 청소나 할까하다가, 또 컴퓨터앞에 앉아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자니, 전화가 왔네요. 천정엄만가 싶어 밝게 여보세요... 시어머니시더군요. 파마하고 심심한데 니네집에나 갈까..한다고.. 사실 넘 귀찮았습니다. 깔끔한 시어머니 지금 집안꼴보면 한마디 꼭 하십니다. 그러나, 그냥 네. 오세요. 그러고 끊고나니, 왜 그렇게 신경질이 나는지... 친구한테 전화해서 징징.. 거렸습니다. 친구가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툭하면 오시냐고, 눈치 좀 주라고 그러더군요. 청소기 돌리고 있자니 오셨는데, 오셨어요. 한마디하고 묵묵히 청소기돌리고 바닥닦았습니다. 그 침묵이 왜 그렇게 제겐 불편한지.. 어머님도 심상찮다 싶었는지 애랑 방에 들어가서 노시더군요. 청소 다 할무렵 얘 빵먹자. 라시면서 사온 빵을 꺼내가지고 나오시더군요. 전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서 잔에 붓고 어머님하고 애랑 식탁에 앉았습니다. 빵이 아주 맛있더군요. 먹으며 어머님께 웃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두런두런했더니 그제야 어머님의 얼굴도 밝아지시데요. 제 맘도 그제야 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넘 죄송해지더군요....



저녁지을때 부엌한켠의 물건들을 정리하시며 중얼중얼.. 더럽다고 하시던데, 그냥 무시했습니다. 남편은 친구랑 외식하고 시부모님과 저 저녁만찬 그득 먹었습니다. 배 아~주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