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이던가... 한창 더위에 첫아이를 가져
난 잔득 배가 불러 있을때쯤
직장을 다녀서.. 주말에 울신랑은 출근하고 난 격주라 집에서
푹퍼진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아~~~~!!!
장군이(뱃속에 있을때 우리애기 애칭)가 뭘 먹고 싶다네...
뭐 맛난거 없을까로 아침시간을 다 보내고...
신랑이 집에 오기 얼마전쯤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맛난게 있었으니...
그 이름 잔치 국수라...
언능 무거운 몸을 이끌고
국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혼자서 콧노래를 부르며..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다시물을 보면서.
즐거웠다...
난 국수를 무지하게 좋아한다... 것도 시원한걸루
양념장을 만들고...
다 끓은 육수를 물병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신랑에게 전화를 했다.
"쟈야... 언제왕!!! -콧소리-"
"음 한시간 후면 될것 같아....왜?"
"아니 내가 시원한 국수를 준비해 뒀어"
"어.... 그래 알았어... 들어가기 전에 전화할께"
"응!!! 호호호"
전화를 끊고 가끔씩 냉장고를 열어서 육수가 잘 식고 있는지를
확인하고는 잠깐에 달콤한 낮잠을 즐겼다...
넬넬넬넬~~~~
앗 전화다.!
"나야 십분이면 집이다!!!"
뽀르르(주방으로 뛰는 나!!!)
물을 올리고 소면을 삶았다...
얼음을 띄운 차가운 물에 면을 씻어 건져 놓고...
지단도 만들고... 김도 부시고... 신김치도 송송썰고...오이도...
맛있는 국수를 생각하니 너무나 행복했다...
하지만 불행을 다가오고 있었으니...
"자야... 나왔어!!!"
"어머 자갸... 많이 더웠지? 아.. 이 땀봐라...
내가 시원한 국수 가져올께 기둘려.."
커다란 대접에 국수를 이뿌게 담고...
냉장고에서 차가워진(아 요즘 냉장고는 성능도 좋아... 벌써 차가워
졌네--줌마생각) 육수를 또르르 그리고 그위에 색색에 고명을
얹고....
드뎌 젓가락을 들었다...
아 행복해...!!!!
한젓가락 후루룩!!!!
쩝쩝쩝...쩝...쩝.........쩝............쩝 갸우뚱!!
이후 줌마 생각
어 이상하다... 내가 원하던 맛이 아닌데....
다시물을 잘못 만들었나... 아냐 하던데로 했는데
내가 애기를 가져서 입맛이 변했다...
(은근히 자갸 눈치를 쓰윽) 어 아무런 반응이 없다
국수와 티브이를 번가라 자연스럽게 오가는 울 신랑
뭐야 맛이 왜 이래....
줌마 생각 끝...
"자야 물 좀 갖다줘...."
"응 알았어... 뽀르르.....여깃어"
벌컥 벌컥....캑? 캑? 캑?
"자야 물이 와이리 뜨끈하노?"
"뭐라궁?"..... 우르릉 쾅쾅!!!!!
"자야 물맛도 이상타..."
그랬다 그랬던 것이다... 물병이랑 같은곳에 육수를 부어
놓았는데 보리차를 육수로 착각한 것이다... 아.. 이렇수가..
"어쩐지 좀 이상터라.... 국수맛이.. 그냥 간장물 맛이 나더라궁"
"근데 왜 말 안했어?"
"그래도 배부른 우리 자야가 정성껏 만든건데 우찌 그런말을 하냐?
"자갸... 고마버..."
우린 그날 먹던 보리육수에 담겨있던 수가락을 건져서...
초고추장 넣고 비빔국수 해먹었다....
참고로 울 신랑을 국수를 별루 안좋아 한다... 근데도...
날 생각해서 암말 않고 먹은거다...
울 신랑이 넘 사랑스러운 날이었지만...
지금도 그 보리육수에 담겨있던 국수가락에 그 찝질한맛을
잊을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