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32

질투


BY 0희 2001-05-11

친구가 남편의 여자친구 때문에 속상해 했다...1년동안...
난 생각이 좀 다르다.
`일탈`은 `감기증세`와 같다고 생각한다.
감기로 어느날 갑자기 아픈지는 않는다.
목이 부어 오르고 컨디션이 나쁘고 으슬으슬 대면서 감기는 온다.
우리 모둔 감기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그리고 감기백신은 없다.그러나 감기가 올거 같으면 얼른 한수픈의 시럽을 복용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많은 약을 먹어야 하고 주사도 맞아야 한다.

옛날...롱롱 어고우...
남편이 조그만 가게를 시작할 때다. 그땐 `아날로그 시대`였다.
남편은 그 시대(꼽아보면 몇년 전이다)의 최신장비
삐삐도 장만했다.
그리고 경리아가씨 월순이도 채용했다.
월순이는 참 착하고 성실하였다.

어느날...남편 사무실에 모처럼 김밥을 준비해 간 나는
`울컥`하고 말았다.
월순이와 장부를 보는 남편..너무도 다정해 보였다.
작은 얼굴의 월순이는 기다란 머리를 늘어뜨리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장부를 짚고 있었다.
순간 나는 거울 속의 나를 보았다.
거울 속 안경 낀 아줌마의 얼굴은 살에 파묻혀 있고
머리도 짧고 목도 짧고 손톱도 짧고 다리도 짧고..그리고
굵었다...

난 그날 크리스마스때 사용하려고 담근 모과주 한통(약2리터)을 모두 마시고 울부짖었다. 아직 있지도 않은 남편의
`외도`를 상상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내어 남편에게 `행패`를 부렸다. 지금 정우성이가 CF에서 그때의 내흉내를 내고
있다.

다음날 남편은 월순이를 짤랐다.

월순이는 잘 살고 있겠지...
아직 자신이 그때 해고당한 이유를 모르고 있겠지...

나는 그렇게 무식하고 극단적으로 `인류의 평화`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