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화
시위 37일, 노숙 63일째
먼 곳에서 오래된 단골 손님이 오셨을때 너무 죄송해진다. 그분들 중엔 20~30년 단골도 계시기때문.
보문단지 조성 무렵부터 천군동에서 매운탕집을 하셨던 어머님께선 유난히 보문단지에 애착이 많으시다.
어머님이 시작 하셨을 때엔 허허벌판 이었다는 이곳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 보셨을테고 그 자리에서 전통 명인장까지 받으셨으니 왜 안그러시겠나.
때문에 '98세계문화엑스포'기반 시설인 도로 확장으로 천군동집이 도로에 들어갔을 때에도 보문단지 주변을 떠나려 하지 않으셨다.
옮길 자리를 알아 보던중 보문단지 입구인 이곳을 계약한 것이 97년 4월이다. 이곳에 20여년간 오며가며 보았던 초가집과 91년에 지은 조립식 건물이 있었고 이미 오래전부터 '성광매운탕'이란 식당을 하고 있었다.
그토록 오래된 집을 우리가 이전함과 동시에 철거하라고 한 것이다. 이유는 세계문화엑스포 하는데 도시미관을 해친단다.
생업의 터전이었던 집 한 채는 도로에 바쳤는데 옮겨온 집마저 도시 미관을 해친단다.
도시미관이라는 용어야말로 다분히 추상적아닌가!
세계문화엑스포 때문에 우린 보금자릴 세 번이나 철거 당하고 선량한 남편까지 교도소로 보내졌다.
엑스포란 말만 들어도 징글징글 한데 그 덕을 톡톡히 본 사람도 있으니 세상이 요지경이다.
98년 한 해에 두 번씩이나 우리집을 철거 하려 했던 경주시! 공무원의 손에 우리 식구의 목숨이 달려있을 줄이야!
한 가정을 파산으로 몰고 갔고 생명을 유지할 힘 조차 잃게한 잔인한 법의 칼날이 왜 황남빵 앞에선 힘을 못 쓰고 있는가!
20년 동안 멀쩡하던 집이 왜 우리가 사니까 갑자기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는 걸까?
이 땅과 집을 97년 4월에 계약해서 98년 2월에 이전 받기까지 10개월 동안 왜 법 적용을 안했을까?
법의 칼날이 치고 싶은 사람 고르고 치고 싶은 때를 찾는한 힘없는 민초들만 죽어 나간다.
다음에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