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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시위를 하면서 (26)


BY 보문할매집 2001-06-01

5월 30일 수
시위 38일, 노숙 64일째

친구가 포도주를 들고 왔다.
비도 오는데 너무 쓸쓸 할 것 같다면서.
남편을 수 년간 미국 유학을 보내 놓고
혼자 지내던 시절이 있었으니.

둘이서 밤이 얼만큼 지났는 지도 모르게
울고 웃었다.
다도를 배우면서 시작된 인연은 경주로 이사 와서
얻은 나의 소중한 사람 중 으뜸이다.
요즘은 어느 스님께 중국차를 배운다며
함께 하지 못함을 아쉬워 한다.
작년에 집을 철거 당했을 때도 그리 서럽게 울더니
올해 컨테이너가 철거 되었을땐 차마 들어 오지도
못하고 몇 번을 바깥에서 서성이다 돌아 갔단다.
오늘 아침에 면회를 같이 가자고 전화가 왔었는데
그만두라 했더니 곰국도 끓여 오고 봉투도 내민다.
면회 가서 빵이라도 넣으라면서.

진달래꽃이 피면 화전을 부쳐서 제일 먼저 부처님께
올리고 가까운 지인들께 그 정성을 나누어 주는데
올해엔 컨테이너 철거 되기 이틀 전에 얻어 먹었다.
그 솜씨가 입에 넣기 아까울 정도로
그 마음 만큼이나 예쁘다.
그 친구가 날 위해 백일 기도에 들어 갔단다.

날 위해 울어 주고
날 위해 기도해 주는 사람들 있으니
난 아직도 행복한 사람이다.
다음에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