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세수하곤 수건으로 그냥 쓱싹 딱기만했지
거울을 유심히 보면서 얼굴을 딱지는 않았다.
근데 아침에 우연하게 거울을 보면서 얼굴을
딱았드니....
세상에~
안보는사이에 눈가에 왠 잔주름이
그리도 많이 생겼는지...
정신이 번쩍났다.
이왕 안생긴 얼굴이야 그렇다치고라도
바탕색깔하고 잔주름은 없어야 할꺼 아녀...흑흑.
근데 주인 허락도 없이 언제 이렇게 생겼는지?
옆의 남편한테 글캤다.
"얼굴에 잔주름이 와이래 갑작시리 많이생겼노?"
사실 이말을 넌저시 할때는 사실이 그렇드라도
아니다라고 부정해줬슴 하는 맘였는데...
이남자 이럴땐 우째 그리도 대답을 시원스럽게
잘해주는지.....
"그걸 인제 알았나? 인제 너 완전 할매 다됐다"
"뭐시라고? 할매? 당신 말 다했나?"
세상에....
아무리 글타해도 말을 우째 요렇게 직선적으로
하면서 무안을 주는지...
이말 들을때의 내 기분은 손톱만치도
생각안하는 모양이다.
성질이 나고 갑자기 눈물이 팍 쏟아질려고 했는데..
'맨날 웃어재끼니 그렇지. 어지간히 웃어라'
'내가 웃는데 당신이 뭐 보태준거 있어? 있어?"
여자는 나이가 많으나 적어나 늙었다하면
열이 받치기 마련인데 마누라 사기를 생각하여
늙었을지언정 젊다고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그런 거짓말은 하느님도 이쁘게 봐줄꺼고
부처님도 대견하게 생각할건데...
근데 사실 내가 웃기는 많이 웃는다.
이 얼굴에 웃기라도 안하면 인상이 더럽게 보이니
무조건 조금이라도 인상이 나아보일려고
웃긴 얼마나 많이 웃노.
웃으워서 웃고 치사해서 웃고 좋아서 소리내어 웃고
하하. 호호. 히히. 킬킬..심지어 비웃음까지
가짓수도 다양하게 웃었지.
근데 그 댓가로 이렇게 잔주름이 생긴다면 인제
웃지를 말아야 하는지...
갈등생기는 순간이다.
'당신은 내 얼굴에 주름이 다 덮혔드라도
주름 없다는말로 내 사기 좀 올려주면
어디가 덧나나? 마누라 기 사는꼴을 못봐주네"
하나님이 거짓말은 하지 말어라고 했지만
그래도 세상 살면서 거짓말을 안할수가 없다.
난 거짓말 선수다.
아침부터 거짓말 시작이다.
기분이 안좋아도 아이구 오늘 기분 좋네로 시작하여
나이먹은 남편 뭐가 그리 멋있겠노만
심심하믄 멋있다고 글케주고...흰머리 난것도
멋져보인다고 글케주고(사실은 우웩이지~)
근데 이남자는 절대 그런말을 나한테 안해준다.
언젠가 입술을 약간 붉게 칠해서
'어떻노?"
글캤드니 대답왈
'쥐잡아묵은거 같다'
에휴...내가 왜 사는지...
오늘만 해도 글타.
마누라가 잔주름에 신경을 쓰면
'그나이에 그정도 주름이면 괜찮다'
요렇게 말해주면 자기좋고 내좋고 할껀데
할매라니....
무식한 티를 내도 너무 내는거 아녀?
괜히 속이 디벼져서
'이정도 주름에 할매라믄 할매 다 죽어버리겠다'
기를 쓰고 할매 소리가 억울해서 오며가며
씩씩거렸드니....
'할매만 어떻고 아니면 어떤데 그래?
어디 새로 시집갈일있냐?"
쨩돌인 내가 얼른 이말을 유리하게 해석할라고
한참 머리 굴리는데 다시 덧붙이는말.
'못나보이는데 없다할테니 신경끄라'
그말 한마디에 그만 또 이히히....
온얼굴에 주름을 지우면서 웃고 말았다.
이왕 생긴 주름 어쩔끼여.
웃는거나 맘데로 웃어야지....
난 이렇게 산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