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을 읽노라니 아주 오랜전의 일이 생각나 올려봅니다.
저의하늘이라 자칭하는 남편과 친정동생의 엄살에 대해서...
먼저 친정 여동생의 엄살 ㅡㅡ
78년인가 싶다.
동네에서 단체로 여행다녀오신 친정 엄마께서 몸살기운이
있으시다며 자리에 누우셨는데, 알고 보니 이질<장티푸스> 였단다.
집안에 비상이 걸리고 엄마는 입원하시고 식구들은 모두 검사를
받았는데,다행히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여동생. 엄마입원한 병원에서 조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엄마랑 입원하게 되었는데....
누워서 링겔꼽고 있는 엄마를보면서 웬지 안절부절 못하는것이었다.
집안에서 좀 알아주는 엄살?쟁이라 그냥 좀 겁먹었나부다 했는데...
간호사가 와서 동생을 찾는데 아무리봐도 없는것이다.
잠깐 화장실 다녀온다고해서 링겔꼽으면 불편하다싶어 얼른다녀오라
했는데.... 엄마께서.."얘야 얼른가봐라 화장실"
"갸가 기운없어 하더니 혹 화장실에서 쓰러졌나보다" 헉~
나는 놀라고 걱정하는마음으로 화장실에 갔는데,없는거다.
당시만해도 재래식 화장실뿐이라 빠졌나 싶기도하고...
좁은 병원을 다 찾았지만 동생은 보이지않고 날은 어둑어둑 해지고
엄마는 애타하시고...병원을 나와 작은읍을 돌아다니며 동생을
찾았지만 없었다. 별의별 생각이 다들어 축 늘어진 몸으로 병원으로
돌아와보니 엄마께서 하시는말씀"얘야 걱정말아 갸가 집에 있단다"
동생은 주사맞기를 죽기만큼이나 무서워한다.
그런데 장시간동안 맞는 링겔이 얼마나 무서워 보였을까?
병원에서 나와 4킬로나되는 거리를 걸어서 집으로 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아이둘 낳고 잘만사는데 첫애낳을때 얼마나 요란했는지
우리 남편의 엄살 이야기.
지금 난 그나마 남편을 놀려주는 재미가 하나있어 산다.
아들녀석6살, 딸아이3살때다.
자타가공인하는 애주가라 그날도 시간개념없이 술을 마셨나보다.
난 아이들에게지쳐 하루를보내고 잠에 빠져 있는데,어렴픗이
어떤 소란에 일어나보니 끊길줄모르고 전화벨이 울리고있는것이었다
잠결에 받아보니 낯선남자의 목소리..
놀라 망설이는데 같은사무실 직원이란다.
남편이 지금 많이 다쳐서 어디어디에 있으니 가보라고...
가슴이 두근두근,뭔가 콱 맺히는것 같았다.
난 또 한무섬증이 있어 어두운데를 못가는데...
지금도 시골시댁에 가면 화장실엘 혼자 못간다.
남편을 앞세워 보초서게하고 문을 활~짝 열어놓고 일을봐야 한다.
안그러면 일을볼수도 없다. 몇번시도해 보았지만 그만 그자리에서
딱 멈추고 굳어버린다.빨간손?파란손이? 나올것만같아서...
그런데 야심한 밤에 어찌 혼자 나갈수가 있단말인가?
2시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못하고 그러기를 30여분 지났을까?
남편한테서 전화가 왔다..좀 나와달라고 애원을한다.
차가운물한번 들이키고 가슴쓸어내리고 비장한각오로 대문을 나섰다
남편이 있다는곳이 집에서 그리멀지 않은데도 어찌나멀고 황량하기
까지 했던지<서울이라 밤에도 가로등이 있지만서도>...
남편은 가로수에 몸을의지한채 연거푸 한손을 위아래로 휘 젖으며
지나가는 차에대고 뭐라 해대고 있었다.
저 사람이 하늘이라 일컫는 남편이란 말인가?
난, 결혼후 처음으로 남편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았다.
옷에는 여기저기 피자국이 있었고 바지한쪽무릎 부분이 찢겨있었다
남편은 아프다고하고..근처 정형외과에 갔다.
응급실에가니 담당의사가 잠을자고 있었지만 깨워서 남편의
다친곳을 보여주고,x레이를 찍고...
너무많이 다쳐 수술을해야한다고 했다.
남편 무슨말이냐고 엉터리라고 한마디하면서 집에가자고 우긴다.
창피하기도 하고 술기운에 정신못가누는 남편도 밉고해서 그냥
집으로왔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남편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눕자바로 잠들어
버린다. 말없이 속상하고 분해서 잠도 안오는데,저인간......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간간히 남편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아들아이 깨워 준비시켜 유치원보내고 작은아이와 함께 남편을
데리고 정형외과에 갔다.
의사선생님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다시 엑스레이찍고...
무릎뼈가 부서졌단다.심하게..당장 수술해야 한다고해서
입원절차를 밟았다.
그리고 무릎에고인 피를 빼야한다고해서 진찰실 간이 침대에
남편이 올라가 눕고 이윽고 피를 뽑는데.남편의 괴성 아~~~~~~~~~
의사선생님 많이 아플겁니다.하더군요.
그리고 간이침대에서 내려와 진찰실문을 나서는 순간
남편 으~~~~으~~~하더니 그자리에서 푹! 쓰러져 버리더군요.
얼마나 놀랬던지요.
의사 선생님도 놀라셨나 봅니다.
남자 두분이와 부축해서 남편 다시 간이침대로 올라가고 한참후에
병실로 갔습니다.
수술은 다음날 아침8시에 하기로하고 난 아이와 함께 집으로왔죠.
아들녀석유치원 보내고 작은아이 씻겨 아침먹이고 하니 훌쩍 9시가
넘어 10시가 되어가더군요.
미안한 마음에 병실에들어서니 남편 수술막끝내고 올라와 있더군요
남편 나를 보더니 구세주라도 본듯 진통제!진통제! 라고 외치더군요
나 얼른 병실에서 나와 의사 선생님께 환자가 진통제좀 놔 달라고
하는데요" 했더니, 조금전에 맞았으니 곧 ?I찮아 질겁니다"
하더군요. 그래서 그대로 남편에게 말했더니.
남편 막무가내로 진통제만 놔 달라고 하라면서 제게 어거지를
쓰는거에요.
전 또 못이기는척 병실에서나와 이번에는 간호사에게 이야기했죠.
남편이 저렇게아파하는데 좀 놔달라고"
얼마나 아프면 저러겠냐고...했더니
간호사 원래 마취깨면서 아프다고,,조금있으면 괜찮아진다고.
다른환자분들은 안 저렇던데요..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그리고 진통제는 함부로 맞는게 아니고 적당한 간격을두고
맞아야 한다면서...냉찜질을 하라고 쿨백을 준다.
무릎위에 올려놓으라고,해서 쿨백을 가지고와 그대로 말을전하고
쿨백을 무릎위에 올려 놓았더니,글쎄 남편이란 사람...
"너 집에가,어서! 그러면서 쿨백을 내게 던져 버린다.
순간 눈물이 났다.
자기가 내게 이래도 되나싶어..
지 좋아하는 술먹고 저래놓고서는...
남편의 신음소리는 아~~,으~~~~~~ 아퍼~~아퍼~~~
몸에서는 쪄든 술냄새,찌린내며,알코올냄새까지.......
그래도 남편이라고 아퍼서 어쩔줄 몰라하는게 조금은 안되어 보여
나 몰라라하고 집으로 팽 갈수도 없어 지켜만봤다.
한번씩 경과보러오는 간호사는 지금도 많이 아프세요? 라고
물어보고 남편은 암말도 못하고 내게 화풀이만 해대고..
오후에 다시 수술경과보기위해 남편과 아래층에가니 간호사마다
이상야릇하게 미소아닌 미소로 답하면서 한마디씩 한다.
ㅇㅇㅇ환자세요? 이제 안아프신가봐요?라고 ㅋㅋㅋㅋㅋㅋ
병원안에 남편의 진통제 타령?이 화제가 됐었나부다.
저마다 얼굴한번 쳐다보고 다리 한번 보면서 인사 하는게....
나도 그때 처음알았다..남편의 엄살이 장난 아니란걸....
그리고 지금 난 남편에게 당당히 말한다.
아이낳는 고통 정말이지 딱 한번만 해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