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아래 엄살에 대해서 몇분이 쓰신 글을 읽고 저도 제얘기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엄살...전 정말 엄살이 아니라 진짜 아퍼서 아프다고 하는건데..남들은 절 가르켜 엄살빼면 시체라고들 하지요.
특히 우리 남편이...
큰애 임신하고 낳기 한달 전부터 밤마다 악몽을 꾸면서 잠을 설치고,조금만 배가 땡긴다 싶으면 자는 신랑 깨워서 병원가자고 애기 나온다고..울고 불고 했던 겁많은 아줌마입니다.
한 3년전쯤 왼쪽 눈에 눈다래끼가 생겼는지 아프고,근질근질 하기도 하고..엄청 괴롭더라구요.
병원가서 째고 오라는 신랑의 성화에도 난 죽어도 병원은 못간다..며칠 지나면 가라앉을거다...라고 미련을 떨다가..
정말이지 눈을 뜰수도 없을만큼 아래 눈꺼풀이 벌겋게 부어오르자..슬슬 겁이 나더군요.
큰맘을 먹고 안과를 찾았지요.
나이 지긋하신 의사 선생님께서 제 눈꺼풀을 만져보시더니..아이고..아주 잘익었네...하시면서 ...
"수술해야 겠네요..잠깐 대기하고 계세요..."
이러시는 겁니다.
아니..이게 무신 청천벽락 같은 말인가..
떠지지도 않는 눈을 치켜뜨고는..
"아니..선생님..보호자도 없이 혼자 왔는데..수술을 어떻게 합니까...
내일 보호자 데리고 와서 하면 안될까요?네...?엉엉엉.."
그러자 의사 선생님께서
" 아니..눈다래끼 째는걸 뭐 보호자까지 동반을 합니까...!"
그럼 진작 그렇게 말씀 하시지 ..왜 수술이라고 말을 해가지고 사람 겁을 주신건지...
어?든 잠시후 수술이 시작됐는데..아래 눈꺼풀 그 야들야들한 살에 마취주사를 놓는다는 겁니다.
주사기가 제 눈근처에 오는걸 보는 순간..나도 모르게 어찌나 소리를 질러 댔는지..의사선생님이 차마 주사를 못놓으시고 간호사를 부르시더군요.
간호사가 제손을 잡아주고 겨우 마취주사를 놨죠.
마치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애낳는줄 알았을겁니다.
1분도 안걸리는 수술이 끝나고 제눈에 안대를 붙여주시며 의사선생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아..이렇게 겁 많은 아줌마가 애는 어떻게 낳았어요?"
그래서 전 겨우 대답했죠.
"나오는 애를 무슨수로 막아요?..."
그날 저녁 제 얘기를 들은 신랑은 배꼽을 잡고 웃어댔읍니다.
눈다래끼 째면서 보호자 찾는 여자는 너 뿐일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