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슬픔이 무엇인지 얼핏 깨달은 듯 합니다. 나는 오늘 그대를 아주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긴 머리카락과 반짝이는 작은 귀고리 그리고 그대의 작은 귀를 보았습니다. 나는 오늘 그대의 뒷자석에 앉아 그대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그대를 보았는데 나는 기쁨보다 슬픔이 내가슴속에 꽃처럼 자라고 있다는걸 문득 느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대를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보았는데... 나는 그대의 뒷모습만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대는 나를 모릅니다. 그러기에 그대 뒤에 있는 나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려하지 않습니다. 그대는 나의 이름을 모르고 나의 주소도 모릅니다.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그대의 주소와 그대의 이름만이 있을뿐 나의 주소아 이름은 없기때문입니다. 그대는 생각하겠지요. 처음에 낯선 편지를 받을때부터 줄곧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구일까. 편지를 보내는 이남자는 도대체 누구일까. 지금 어디서 나를 훔쳐보고 있는 걸까. 그대는 내가 이렇게 그대 가까이에 앉아서 그대와 함께 강의를 받고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그대는 답답할지도 모릅니다. 바보처럼 마음을 종이에 적어서 보내고만 있는 한남자에 대해. 그대는 때로 불안해질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그대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지만 불안해하지도 답답해하지도 말아주세요. 나는 그대의 모습을 멀리서볼수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그대의 뒷모습만을 볼 수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