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런일이] 잠자는 숲속의 진짜 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실화인가. 사람도 곰이나 다람쥐처럼 동면할 수 있을까.
10년 전부터 한번 잠들면 무려 40일 이상씩 세상 모르고 곯아 떨어지는 여성이 있다. 경기도 평택시의 주부 A씨(38). 결혼 16년째로 중학교 3학년인 딸과 중2 아들을 두고 있다. 남편 B씨(40·공무원)는 “크고 작은 병원 중 안 가본 데가 없다”며 “그렇지만 병명은 물론 원인조차 몰라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호소했다.
부부는 서울의 A대·H대 부속병원과 천안의 D대학병원 등 ‘용하다’는 곳은 대부분 찾아다니며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현대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질환일지도 모른다”는 암울한 자가 진단을 내린 채 발길을 돌리는 일을 되풀이 하고 있을 뿐이다. 답답한 심정에 신기가 강하다는 무당에게도 하소연해 봤다. 신앙으로 치유해 보려고도 했다.
이 여성은 짧게는 1주일,길면 40일 이상 잠만 잔다. 남편은 “수면 중에는 인간의 생리적인 행위조차 해결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환절기로 접어들면 부인의 수면병은 더욱 도진다. 잠을 많이 자는 것은 병이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수단으로 잠을 택하는 수가 많다. 대표적인 수면 과다증은 기면병. 인구의 0.02∼0.16%가 기면병 환자다. 매우 심한 졸림증이라 정신력으로 극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순간적으로 근육의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증상이 동반된다. 특발성 중추신경성 수면과다증과 주기성 수면과다증도 있다. 특히 주기성 수면과다증은 증상이 나타나면 7∼14일씩 계속 잠에 취한다.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는 시간을 빼고는 오로지 잠만 잔다.
그런데 평택의 ‘잠자는 공주병’ 주부는 용변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수면장애클리닉 손창호 교수는 “주기적으로 오랜 시일 동안 잠을 자는 환자는 드물기는 하되 보고돼 있다”면서도 “그러나 1주일이나 보름 정도도 아니고 40일씩이나 수면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먹고,자고’를 반복하는 수면병의 경우 환자 스스로 우울증을 실감하지 못하는 비전형성 우울증 증상일 수도 있다. 이는 치료가 가능하다. 단 주기성 수면과다증이라면 별 도리가 없다. 평생 이같은 증세가 반복될 수 있다.
/신동립 estmon@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