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홀로 선 여자입니다.
몇번 휘청거리고
현기증으로
넘어질 뻔 했지만
그래도 홀로 서 있습니다.
저는 돈보다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이고
책에서 배운 대로 세상이 펼쳐지길 바라는 이상주의자입니다.
하지만 결혼은 저의 생각과는 너무 달랐고
이제 환상에서 깨어나
결혼의 굴레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서있는 자리
또 다른 굴레더군요.
혼탁한 세상에서
깨끗함과 품위를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이혼녀라는 사회적 편견과 오명을 쓰며
한번쯤 부정적 시각으로 나를 쳐다보는 주위의 시선을 느끼며
오히려 내가 그런 그들의 시각을 비웃으며
나는 결코 젊어서의 미모를 연예인처럼 이용하지 않으며
나의 학벌을 세속적 상업적 돈벌기로 이용하지 않으며
재미삼아 남자와 불륜에 빠지는 따위의 통속적 로맨스도 사양하며
그렇다고 성해방을 외치며 실천하는 프리섹스주의자도 아니고
서구적 미시족도 아닌
당장 내 자식 성적이 제일 큰 고민이며
생활비 걱정하며 살아가는
보통의 전형적 한국형 아줌마로
지나치게 혼탁해진 세상을 비판하는 건전하고
온전한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케이에스품 일등 아줌마라고 자부한답니다.
이제 나는 내가 가야할
올바른 길을 조망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중반기.
산꼭대기에 홀로 서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맛이 일품이네요.
체질상, 술, 담배는 잘 못하므로
껌을 씹으며
앞으로 갈 곳의 지도를 펼쳐보며
방위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동, 서, 남, 북
어디로 갈까?
이제껏 어떤 유혹에도 무너진 일 없고
어떤 폭력과 폭언에도 굴하지 않고
어떤 편견에 얽매인 사람들의 시선에도 굴하지 않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대로 살아온 제가
너무너무 자랑스러워 눈물이 나옵니다.
오늘도 저는
자식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좁혀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허름한 집에서
딱딱한 식빵과 라면으로 끼늘 때울지언정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없이
양심적으로 이성적으로
살아온 제가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사람들은 저의 미모(?)와 학벌, 정신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낮은 생활수준을 의아해합니다.
왜 좀 예쁘고 학벌이 좋으면(저의 집 가정환경도 괜찮은 수준)
항상 의사같은 상류층의 아내가 되어
기름기있는 유한마담으로 살아가야 하나요?
대학에서 읽었던 숱한 책들에 의하면
여자는 결코 누구의 부인, 누구의 아내가 아닌
자기자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러나 우리 속담에는
"여자는 누구와 결혼하느냐에 따라 높이 날기도 하고
낮게 날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 의사, 판사, 변호사 부인은 고급 아파트에 고급옷을
입었으니 높게 나는 거고
소외계층 편모 가정의 자식과 결혼했던 저는
영세민 아파트에 싸구려 옷을 입었으니
낮게 나는 건가요?
사는 모습과 소득의 높낮이에 의해 그 사람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들의 생각이
좀 우습군요.
아직도 우리는 여자에 관한 지독한 편견과
남성에 의해 자신의 삶을 규정하려는
동화속 신데렐라 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가요?
나는 그런 편견이 싫었고
스스로 고난의 길을 자초했고 걸어왔고
지금도 그 고난중에 있지만
이것이 내가 선택한 삶이기에 전혀
부끄럽지도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습니다.
가진 것을 활용하여 약삭빠르게
얼마든지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던 여자의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해도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는 평안함보다 고난, 고통을 사랑합니다.
고통 속에 있을 때
저는 제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죠.
저는 보통의 아줌마로 가정에서
자식 키우며 사는 삶을 사랑합니다.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고요?
천만에요.
이제 우리도 옛날 남자들이 만든 속담을 다시
여자들이 여자중심의 속담으로
뒤바꿔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여자와 북어는 사흘에 한번씩 팬다"
---속담사전에서 삭제되어야죠.
2. "여자팔자는 뒤웅박 팔자"다
----천만에요. 여자팔자가 그렇게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지 않습니다.
당연히 속담사전에서 제거해야죠.
아직도 모든 여성을 지배하려는 남성공화국에서
한낱 액서서리나 노예에 불과한 여성의 지위는
여성 스스로가 주체적인 시각을 기름으로써
뒤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류층 부인이나 되어
고급스런 문화생활이나 향유하고
전시회니, 뭐니 돈들여 열고
골프니, 스쿼시니로
자신의 품위를 과시하려는
사회적 기득권층과 상류층을
저는 경멸합니다.
내가 그것을 갖지 못해서가 아니라
가지지 않은 것이므로...
믿기지 않으시나요?
사실입니다.
저는 그 어떤 사회적 이념이나 사상이 아닌
정치적 의도나 목적도 없는
그야말로
그냥 무심코 하늘을 날아가는 한 마리 새일
뿐으로,
포수의 총질에도 훼손되지 않는
자연인이며 자유인이죠.
제가 바라는 것은 항상
무상, 무념의 텅빈
쪽배가
강위에 잔잔히 떠있는 그림이죠.
저의 존재가 늘
그렇게 되기를 바란답니다.
자연속에서 자연처럼 살고 싶은 꿈이
유일한 저의 꿈이랍니다.
새를 잡으려는 치사한 포수가
새를 죽인다한들
그 새는 죽을 수가 없지요.
늑대나 맹수들이 들끓는 세상에서
병든 사슴처럼 살아가는 제가
편히 쉴 영혼의 안식처는
어디에 있는지...
인터넷에 제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렇게 살아가는 여자도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섭니다.
체질상 저는 남앞에 서는 여자가 아니므로...
그리고 저는 정말 혼자 있는 걸 좋아합니다.
혼자만의 공상과 산책,
마음의 길을 따라 걷는 것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