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얘기나 쓰기....
4년 넘게 불타도록 뜨거운 연애를 했답니다. 전 평생 혼자 살줄
알았는데 어느순간 편안하게 절 감싸주는 동갑내기 남자를 만나서
결혼말고는 할께 없어서 5년째 우린 결혼이라는걸 하게 되었답니다.
괴팍하고 무뚝뚝하고 술만 마시면 집안 가재도구를 집어 던지고
밤새도록 마신 술이 다 깨도록 처자식 들볶던 친정아버지가 너무도
지겨워서 술하고 담배만 안한다면 얼굴 모르고도 시집간다고 할
정도로 전 남자가 싫었답니다.
근데 정말 그런 남자를 만났어요. 울 신랑 술 담배 전혀 안 한답
니다. 한 밤중까지 회식이다 뭐다 늦어도 약간의 땀냄새 말고는
아침에 출근할때 상쾌한 쉐이빙 로션냄새 그대로 간직한채 돌아
옵니다. 저 원래 정리정돈 싫어하거든요.
울신랑은 저와는 정반대로 뭐든 사물은 먼저 있던 자리에 있어야
하는걸로 아는 사람이예요. 첨엔 빼낸 자리에 꽂지 못하는 저를
이해 못하더니 이제는 자기가 다 하네요. 어느새 아이가 둘이
되다 보니까 정리라는거 아예 못하는 거구요. 퇴근후 울신랑
ㅉㅉ... 혀를 차고 식사 준비하는 동안 자기가 다 하네요.
결혼후에 울 신랑 아침밥 제대로 먹어본적 별로 없구요...
그래도 하루 종일 아이들(6살, 3개월)과 씨름하려면 애들 잘때
푹 자라며 셔츠도 바쁜 아침에 자기가 다려입고 출근하네요.
자기는 나가서 다니다보면 이것저것 먹을수 있다면서요.
그러면서도 시댁 대소사에 전혀 관심 안가져요. 다 저더러 알
아서 하라고..... 덕분에 무심한 아들 대신 요모조모 관심
많다고 어른들 칭찬 많이 하세요. 친정또한 자기가 간섭하면
할것두 눈치보구 제대로 못한다고 것두 아예 신경안써요.
저는 저대로 자기가 못하는거 내가 다 한다고 큰소리 치며 친정에도
속상하지 않을 만큼 하려구 해요. 그래도 신랑은 때론 자기 집보다
처가에 더 신경을 많이 쓰네요. 엄마가 혼자 계셔서 그런지.....
그래서일까요....
전 매일 아침 신랑 출근하는게 그리도 맘이 아프네요.
더울땐 더울때 대로 ....
추울땐 추울때 대로 한겨울 칼바람 맞으며 나가는 뒷모습이
참으로 제 맘을 아프게 해요.
부모덕에 평생을 놀고 먹는 이들도 많더구만....
전 돈 많이 벌고 싶어요.
그래서 울신랑 좋아하는 아침잠도 늦도록 재우고 싶고
어제 오늘처럼 더운때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차갑게
식혀놓은 수박 한조각에 이가 시리도록 얼려놓은 맥주 한잔
마시면서 그냥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나 나누는.....
그런 시간 보내고 싶어요.
이글을 쓰는 지금도 울신랑 두아이들 사이에서 딸아이에게
다정히 팔 베개 해주고 작은아이 가슴에 남은 한팔로 토닥이며
잠들어 있네요.
지금 고생하는 만큼 언젠가 제가 갚아줄 날이 꼭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