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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는 아내..


BY stitch 2001-08-20

얼마전 남편과 간만에 술이나 한잔하러 동네 맥주집에 들렀답니다.
저는 나름대로 술이 쎈 편이고.. 남편도 한술하는 편이고..

둘이 한참을 마셨지요.
물론 정신은 말짱..

그런데 옆자리에 앉아계신 아저씨 분들이 수근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웬 여자가 저렇게 마신다냐.'
'우리나라 꼬락서니가 어째될려고 여자가 저런데..'
'저년 놀던 년인가본데..'

저는 술주정도 하지 않았고 정말 조용조용히 마셨는데 말이죠.
그리고 그 아저씨덜 말처럼 놀던 X도 아니고 배울만큼 배운 그런 사람인데 말입니다.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대충 마시고 일어났습니다만 기분이 영 좋지 않더군요.

얼마전 티비의 모 프로그램에서 남녀의 성차별을 주제로 이야기하던 중에 게스트 한명이.. 남녀가 술을 마시고 가다가 남자가 여자를 길거리에 때리니까 지나가던 남자들이 '여자가 술먹고 다니니까 맞아도 싸다' 는 얘기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더군요.

여자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고.. 이런 것들에 대해 우리 시대는 많이 관대해 진 편이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가봅니다.

주말에 기분풀이로 남편과 맥주몇잔 한 것이 손가락질받으며 술집출신인 여자가 되어버리고.. 술을 마신 여자는 맞아도 싸다는 인식하며..

왜 아직도 우리 아내들은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면 한순간에 술집년이 되어야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남편의 친구들이나 모임에 가면 죄도없는 고기조각만 지분거리고 돌아오지요. 술이라도 한잔하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대화에 끼면 앞에서는 재미있다.. 얘기도 참 잘하네.. 마누라 잘둬서 좋겠수.. 하면서 다들 집에 돌아가서는.. 그여자 술먹는거 봤나?.. 결혼하기 전에 놀았던데~.. 그녀석 마누라 잘못만났어.. 기가 쎄던걸.. 그런 말을 하지요.

수없이 당하고도 당한 억울함에 술이 자꾸 들어가네요.

두서없는 글이 되고 말았지만.. 아내들이 술먹는거에 대해 남자들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면.. 아내는 인간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