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글을 올립니다.
모든 결정은 제가 해야하지만 결정하는데 조금이라도 결혼하신 선배님들 의견을 듣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1년정도 사귄 남자친구가 있거든요.
집에서 만나는걸 많이 반대하셨거든요.
나이차가 6살(남자31살, 나 25살), 직업도 별루(연봉도 많고 꽤 괜찮은 대우를 받는 직업), 인물도 별루(저요.. 셋째딸답게 이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딸 멀리 시집보내기 싫어하시잖아요.(남자 서울, 저는 울산)
이런저런 이유로 집에서 많이 반대해서 헤어질려고 여려번 마음 먹었는데 어렵더라구요..
남자친구가 워낙 자상하고 잘해줘서 집에서도 이제 어느정도 찬성은 아니지만 반대도 안하시거든요.. 지난번에 울산 내려왔을때는 처음으로 집에서 잠도 잤구요.. 그전엔 밖에서 여관이나, 찜질방에서 잤거든요..
그남자 성격하나만 보고 1년넘게 사귀고 있는데..
막상 내년쯤 결혼을 생각하고 보니깐 마음에 걸리는게 너무 많네요.
1. 어머니가 두분.
본처 어미니밑에 3남1녀 형제가 있고. 이오빠만 따로.. 지금 어머니, 아버지, 오빠 이렇게 세명 살고 있지만 아버지와 오빤 큰집에 자주 드나들어요. 저도 큰어머니와 형, 누나들 봤는데 좋은분인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집에서 알면 무지 반대하시겠죠??
2. 결혼하면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될지도.....
형제가 여럿이면 조금 부담이 적겠지만 이오빠 혼자다보니..
부모님이 육십 넘으셨고.. 어머니가 많이 뚱뚱(꼭하마같아요)하시고 또 편찮으셔서 어디 맘넣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거의 집에만 계세요.
모시고 사는것도 힘들텐데 어머니 병수발까지 들게 될지도..
그래서 일단 난 둘이서 살고싶다고 오빠한테 얘기했더니, 그럼 결혼해서 1.2년 떨어져 살다가 아기 가지면 그때 합치자고 하네요. 부모님한테 아기 맡기자구요.. 그건 핑계죠?? 아기를 봐줄 건강도 안되니깐.
3. 부모님이 경제력이 없으니깐 결혼하면 우리가 생활비를 드려야한다.
아버지 얼마전에 퇴직하셨거만..모아둔 돈이 거의 없으시다네요.
직장다니실때는 아버지월급 다 큰집 생활비로 드리고.. 예전엔 어머니가 장사하셔서 그돈으로 생활하고 오빠 학비 했다네요.
지금 있는거라곤 오빠 학교때 운동해서 연금일시불 탄것 허름한 아파트 그게 전부에요. 현금도 조금있고..
그치만 따로 살려면 부모님은 그집에 계셔야할테고 우린 전세얻어 나와야죠..
둘이 월급타서 부모님 생활비며. 우리 생활비까지 생각하니깐 적금 넣을돈이 없을것 같네요..
이렇게 제가 3가지 얘기했는데요 사실은 이것보다 훨씬 걱정거리가 많고 마음이 무거워요..
몇번 헤어질려고 했지만 이남자 저 너무 사랑한데요.
나이 서른이 넘도록 여자.. 제가 처음이래요.
제가 조금만 가슴아픈 얘기하면.. 둘이서 전화기 잡고 내내 울어요.
전 이남자 사랑하지만 언제든 헤어질수 있을것 같은데..
이남자 나랑 헤어지면 망가질것 같아서 맘이 너무 아파서 차마 헤어지자는 얘긴 못할것 같아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조금만 참아달라고 얘기하지만..
너무 갑갑하네요..
결혼해서 둘이 알뜰이 모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 밑으로 들어갈돈 생각하니깐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정하게 이남자 어떻게 될지 생각하지 말고
저 행복찾아 헤어져야하나요??
그러자니.. 너무 맘이 아프네요.. 제가 맘이 좀 여리고 정이 많거든요.
그냥 다른것 생각말고 이남자 하나믿고 그냥 있어야할지..
그래도 지금은 부족한것 없이.. 제가 알뜰이 직장생활해서 어느정도 돈도 모르고.. 풍족하게 살고 있는데..
결혼해서 살 생각하니깐..내자신이 너무 초라해지고..
구질구질한 느낌이에요..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당연히 헤어져야겠죠??
그치만 이남자 나아님 안된다고 하는데.. 어떡해요??
회사에서 통화하기가 그래서..좀전에 채팅으로 얘기를 했거든요
부모님과 심각하게 이것저것 얘기좀 해야되지 않냐고.
경제력이며.. 나중에 결혼하면 부모님 어떻게 하실지..두분과 상의하면 어떡겠냐고..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 이남자 많이 힘들어하더군요. 슬프다고.... 정말 죽고싶은 심정이다.. 눈앞이 깜깜하다는둥..
맘이 무지 아프더라구요.. 이남자에게 이렇게까지 상처를 줘야하나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런얘기가 듣기 싫어서 그만얘기하라고 했더니 채팅창 닫고 나가버렸네요.. 이런적 없었는데..
항상 뭐든 자기가 잘못했다.. 내가 투정부려도 다 받아주던 남자가.
이남자 지금쯤 화장실에서 눈물 흘리고 있겠죠??
오늘 저녁.. 퇴근하다 소주한병 마시고 울겠죠??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프지만.. 저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있잖아요.
맘에 담아 두고 있을수만 없기에..
이제 헤어지자고 얘긴 안할려고 했는데..
지금 헤어져야할지 마음이 흔들리네요..
앞으로도 이런얘기하다보면 자꾸 부딪치고 상처줄텐데..이렇게 상처주는게 나은건지.. 차라리 지금 힘들어도 헤어지는게 나은건지.
어떤게 이남자를 위해서..또 나를 위한건지 모르겠네요..
이글 읽으시는분들. 모두 헤어지라고 하시겠죠??
그치만.. 이남자 너무너무 착하기에.. 나를 너무 사랑하기에..
차마 헤어지자고 말 못하겠어요..
그냥 마음이 답답해서 적었어요..
정말......울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