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한주 만에 제주에서 볼일 마치고 올라 오는 길이라며
도착하여 회사에 들리고 하다보면 늦을거 같다고
보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늦으면 문자라도 보내준다고
하여 당신 얼굴보는거 틀린줄 알았어
그래도 이제는 같은 서울하늘 아래 있을수 있다는 자체가 좋았지만
가슴 한켠 오늘도 못 보는구나 하는 서운한 맘 어떻게 할수 없어
되도록이면 혼자 술먹지 않는다는 약속 못지키고 그날도
술마시고 노래방 가서 당신이 들려주던노래 부르고 아니
거의 고함 수준으로 내 지르고 그렇게 당신 기억하면서
나 자신 추스리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당신
도저히 이대로는 못들어 가겠다며 저의 집앞이라고
얼굴만 한번 보자고 늦은 시간 또 피곤한 몸 이끌고 저에게 오셨죠
나 술먹고 울면서 노래하느라 퉁퉁부은 얼굴로
창피한줄도 모르고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슬리퍼 신고 나가면서
결심했어요
당신 때문에 힘든일 생겨도
절대로 당신 원망 하지 않을거라고
이건 내가 자처한 일이라고
나 그날밤
생전 내 입에선 할 일이 없었던 말 아니 하고 싶었지만
애써 부정하면서 가슴으로만 묻고 싶었던말
절대로 그런말은 나와는 상관없는 추상적인 말이라고 무시했던말
당신이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여 줄때도
일부러 듣지 못한거 처럼 시치미 떼면서도 속으로 가슴만 쿵꽝 거리던 말
그말을 했어요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것도 활자로도 아니고
내 입으로 직접
'나 당신 사랑해도 돼? 아니 사랑하나봐 아니 사랑해...' 라고
당신 아무말 없이 가슴으로 나를 한참이나 꼭 안아 주었죠
뭐라 하신거 같은데 생각이 안나
취중이라도 내가 그런말을 했다는 자체가 나도 너무 놀라워서
나보고 그 사이에 더 힘들었나 보다고
왜 자꾸 수척해 지냐고 걱정하셨지만
오히려 당신 처음 만날 당시보다 너무 많이 말랐어 요즘
물론 하시는 일이 바쁘다 보니 끼니도 제대로 챙겨 드시지 못하고
그래서 그런다고 하셨지만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내가 조금더 편하게 해드리지 못하고
조바심 내고 보고 싶어 해서 더 힘들게 해 준거 아닌가 해서
나 당신 만날때면
당신이 항상 내말에 무조건 수긍해주고 지혜롭다고 하여
내가 뭐든지 옳은줄 착각했어
당신 한번도 본인 주장 내세운적 없고 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 주고
매일 내가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지 내 심정만 쏟아 냈지
한번도 당신 얘기 궁금해 하지 않은거 같아
그러면서 말로만 나에게 기대라고 하고
당신 만나고 집에 와서 깨달았어요
내가 얼마나 이기주의적인지
당신에게 내가 한말만 생각나지
막상 당신 내 얘기 들어주느라 당신에게 들은말은 별로
없었다는걸 안 순간
나 당신
또 보고 싶고 너무 미안해 지고 그리고 고마웠어
정말 미안해요
당신 새로 들어가는 일때문에 많이 힘들고 어려웠다는거
알면서도 한번도 제대로 당신 맘 헤아려 주지 못해서
당신 말대로 난 앞으로 긍정적으로 살도록 할게요
기댈 당신 어깨가 있다는거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살게요
너무 걱정안하시게 그렇게 노력할게요
당신이 그랬잖아요
나 원래는 마음이 한없이 여리고 따뜻한 사람인데
세월이,생활이 나를 그렇게 변하게 한거라고
그래요 나도 이렇게 변한 내모습이 싫었지만
더 나쁘고 못된 여자로 살고 싶었어요
그래야 내가 강해 보이는 줄 알고
하지만 당신에게 만은 안그럴거야
그러니 당신
이제부터라도 저에게 조금만 기대 보세요
당신에게만은 너그러워 지고 싶다
당신에게만은 편하고 한없이 착해지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