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끼중 한번 정도는 빵으로 때워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저 빵 무지무지
좋아합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저의 친정 아버지
결혼하는 저랑 울신랑 앉혀놓고
"너 빵 좋아한다고 아침에 남편 빵 먹이면 안된다."
당부하시데요. 까짓것 뭐어렵나 싶어, 얼른
"네" 했죠.
그런데 결혼을 하고보니 울신랑 밥을 엄청 많이
먹는겁니다. 본가가 시골이라 어머님이 쌀을 보내
주셔서 감사의 의미로 그러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빵이요!
어림반푼어치도 없습니다. 아침에 밥을 안주면
회사를 안가는 겁니다. 지각요? 결근요?
그딴것 겁도 안내요. 밥줄때까지 기다린다는것
아닙니까. 저 결혼하고 십년동안 울신랑 아침밥
굶기고 보낸적 열손가락 아니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예요.
아침에 깨우면 비몽사몽으로 부시시 일어나죠.
식탁에 앉으면 두말안하고 밥한그릇을 뚝딱
비운다는 겁니다. 속이 어느정도 움직여야
들어가지 아니 어떻게 일어나자 마자 밥이
들어갑니다. 거의 신기에 가까운 행동입니다.
혹 저의 음식솜씨가 좋아서인가 하시겠지만,
저의집 일주일에 한번은 올라오는 아침 메뉴는
일. 파 쏭쏭 썰어 넣은 계란찜
이. 소금으로 간한 계란후라이
삼. 간장, 깨소금, 참기름으로 쓱쓱 비빈밥
이런상태에서 어떻게 밥이 한그릇 그냥 비워지냐고요?
학교가는 울 딸아이 아빠하고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어쩌다 늦잠 자서 밥을 못먹으면, 저를 몇번이나 되돌아
보며,
"아이 배고파, 어쩌지 밥 먹어야 되는데..
수업시간에 밥 먹고 싶으면 어떡허지?
배고프면 공부 안되는데, 엄마! 점심 시간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에미가슴을 몇번이나 찔러놓고 갑니다.
쌀소비량이 줄어서 다들 걱정하지만, 저의 가족은
애국자입니다. 표창장 줘야 합니다. 한달 쌀소비량이
이십키로 한포대 하고도 반을 더 먹습니다. 대단합니다.
첨에는 빵을 사놓고 나혼자 먹곤 했는데, 부부는 닮는다고
차츰 식성이 같아 지데요. 지금은 저도 밥을 많이 먹습니다.
확실히 밥을 잘먹으니 잔병은 없는것 같아요. 밥심이란것
들어보셨나요?
참고로, 울신랑이 지은 저의집 가훈은
***밥이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