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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 다녀가신 후....


BY 크리스탈 2001-11-25

9월 20일 둘째를 낳았답니다. 첫아인 딸인지라 둘짼 내심 아들을 원

했는데 삼신할미가 나를 어여삐 여겼는지 둘째는 바라던대로 튼튼한

왕자님을 주셨지요. 산후조리를 친정에서 한달가량 했는데 친정엄마

가 일을 하셔서 큰아인 시어머님이 봐주셨어요. 큰애가 시댁에 한달

가량 가 있는 동안 시아버지의 정성으로 왼손 쓰는 버릇과 시어머니께서

하루도 않거르고 병원을 데리고 다니셔서 고질병 이였던 중이염이 낳

았지요. 그덕에 전 마음편히 산후조릴 할수 있었구요.

결혼 육년째, 첨에 저도 결혼하고 생소한 시댁문화에 적응을 못하고

시어른들 원망을 무지 많이 했더랬죠. 아이 하나 낳을때까지 섭섭한점

시어머니의 말한마디에 마음조리고 신경 무지쓰고 그랬는데 이제 둘째

아일 낳고 보니깐 마음이 안정되어지고 무뎌지는 느낌이네요.

그리고 아들을 낳고 보니 시엄니 마음을 알것같읍니다.

우리 시부모님들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도 좋으신 분들입니다.

그리 먼거리도 않인데 이년만에 첨 오셨거든요. 사실 제가 먼저 집에

모셔야 했었는데.... 이제 다섯살인 딸애와 이제 두달인 갖난이 보고

싶으셔서 오셨어요. 울어머니 오셔도 며느리 살림이라고 냉장고문 한번

열어보지 않으시거든요. 어제 오셔서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는 뒷모습이

무지 쓸쓸해 보입니다. 날씨춥다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지도 못하게

하시고 애기 운다고 얼른 들어가라고 하시네요. 나 결혼 할때만해도

젊으셨는데 어느덧 아버님 머리가 희긋희긋 하시네요.

돌아가시는 뒷모습이 여운이 남네요, 몇십년 후에 우리 부부의 모습

을 보는것 같읍니다. 그런데 아버님, 어머님 하룻밤만 더 주무시고

가시라는 말이 나오지가 않는군요. 어쩔수 없이 저도 며느린가 봅니다.

시부모님 딸이 없으시거든요. 내가 딸처럼 해드려야 하는데 노력은

하는데 어쩔수없는 저도 며느린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