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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4호선을 타고서.....


BY 회색여우 2001-11-26

추석때 이후로 오래간만에 지하철을 타보았습니다.
전 방안퉁수라 별로 다니는 편이 못되지만 주말만 되면 어딘가 가야 할것같아 김장김치도 가지러갈?Y 친정으로 가는 중 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도 합니다.
지하철에서 칫솔파는 아저씨, 스포츠 신문보고 있는 아저씨.꾸벅꾸벅 졸고 있는 아저씨들을 보면서
울 남편도 저런모습 일꺼라 생각하니 목이 메어왔습니다.
집에선
제목소리가 큽니다.
집에선
제가 항상 잘났고 남편은 항상 작아 보입니다.
밖에나와보니
전 어느새 작아져 있고 남편의 존재는 산만큼 커져 있었습니다.
마음과는 달리 자꾸 남편과 어긋나기만 합니다.
어느분이 결혼10년쯤 되면 제2의 신혼이 찾아온다고 하신 말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친정집에서 서둘러 나왔습니다.
항상 가는 길이 아니었기에 가다가 물었습니다.
"왜 그길로 안가냐고"
"고속도로를 타면 안전벨트를 해야하는데 아이들이 답답해 해서"
이유를 댑니다.
전 그래도 큰아이 유치원에 늦으면 안돼니 고속도로를 타자 했습니다.
돌아가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원래대로 갔더라면 도착했을 시간인데 우회해 가느라 40분을 허비했습니다.
가다 뭐라 한마디 했죠.
(남편도 이쯤에서 내가 한마디 할꺼라고 생각했을테죠)
사실 위험을 무릅쓰고(?) 남편은 지친몸을 이끌고 울친정까지 왔는데 말입니다.
"작은것을 탐하면 큰것을 읽는다"라는 옛날 말이 떠올랐던 아침이었습니다.

여러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