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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시댁 이사한 날


BY 배고픈 시아버지 2001-12-12

지금도 생각하면 배꼽 잡는다

울 시댁은 하도 이사를 많이 다녀서 2년전엔 한달에 두번 이사를 한적
도 있다

이 야그는 지난 10월에 이사한날의 이야기다

울 시아버지는 배고픈건 절대 못참으신다 아니 안 참으신다

그날도 온식구들이 식구라야 어른 네명에 우리아들(5)딸(3)이 전부다
아뭏튼 어른들은 열심히 짐을 날라서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사하는 집이니 오죽 어수선하고 먼지가 많은가 그때에
울 시아버지 위시계 뻐국기가 울린거다 그때부터 울 시아버지 뭔가를 열심히 찾기 시작하시는거다 그래서 내가 "아버지 뭘 찾으세요" 여쭤 봤더니 휴대용 가스렌지를 찾으신단다

한참을 그리 찾으시더니 드디어 찾으셨는지 가스렌지를 식탁에 놓으시고 불을 켜셨다 "팍"하는 소리와 함께 삽시간에 가스가 새어나와
가스렌지 전체로 불이 다 퍼져 버린거다

울 시아버지는 그걸 들고 어쩔줄 몰라하시고 나도 당황한 나머지 싱크대에 받아논 구정물을 가스렌지위에 확 부었다

그런데 그놈의 가스렌지불이 꺼지질 않고 더 활활 타 오르는 거다
결국에 가스렌지를 화장실 타일 바닥에 훽 던져 버리셨다

다행히 불은 꺼져 큰 사고는 안났지만 제 정신을 차려보니
이사짐은 내가 뿌린 물에 다 젖어 있고 가스렌지는 박살이 나 있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이사짐을 나르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딸각딸각"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다 화장실에 가보니 울 시아버지 고장난 가스렌지 붙잡고 열심히 돌렸다 놨다 하는게 아닌가

울 시아버지의 끈기와 인내에 새삼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울 시아버지 결국 그 가스렌지 못고쳐서 동네 슈퍼마켓가서
500하는 보름달 빵 사드시고 오셨다

그사이 우리(시아버지를 제외한 다섯식구)는 가스연결하는 아자씨가
와서 연결해 주셔서 맛있는 갈비구워 갈비 뜯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