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 추도 예배라 오랜만에 많은 친척이 모였어요(저희 집은 기독교예요). 전부 어른이고 아이라곤 사촌 언니 아들인 4살난 조카밖에 없었죠. 4살짜리가 얼마나 말을 잘 하고 똑똑한지 어른들이 너무 귀여워하죠. 우리 엄마 보고도 꼭 '고모할머니'라고 부르니까요. 또 저희 아빠가 포크주면서 과일 먹으라고 하면, "먼저 드세요."하는 거예요.
예배가 시작되기 전, 또래가 없어 심심한 조카는 서랍을 뒤져 이어폰을 찾아내서는 귀에 꼽고 다녔어요. 그걸 본 외삼촌,"그거 한 쪽은 귀에 꼽고, 한 쪽은 코에 꼽는 거야, 그래야 전기 통해."라고 말하며 조카를 놀렸죠. 다행히 조카는 들은체도 하지 않고 혼자 놀더라구요. 드디어 예배가 시작되고, 다들 엄숙하고도 슬픈 분위기에 젖어있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 조카를 본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어요. 이어폰 두 개를 양쪽 콧구멍에 꼽고 앉아 나름대로 엄숙하게 손을 모으고 예배를 드리고 있는 거예요. 뒤이어 터진 엄마와 이모의 박장대소... 엄숙한 예배는 순식간에 웃음바다... 그처럼 즐겁고(?) 웃음이 넘치는 예배는 처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