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같은 사람 백승우막연한 생각뿐이지만 그렇게 멀지 않은 기다림이고 싶습니다내가 모르는 어디쯤에서 미리 정한 우연처럼 맞이할 사람그 사람은 저기 길모퉁이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어쩌면 습관처럼 자주 대하는 사람 속에 있지만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을 뿐 문득 그리움이 되어버리는그런 사람일런지도 모릅니다하지만 나는 알고 있습니다시인의 말은 모르나 시인의 고독을 사랑하는 사람모차르트를 좋아하지만 가끔씩 소양강 처녀를 즐겨부르고셰익스피어를 좋아하지만 내가 읽는 만화책에도 재미있어 합니다그는 장난스런 웃음과 분위기 있는 미소를 구별할 줄 알고밉스런 농담과 고마운 충고를 나누어 얘기할 줄도 압니다그에게는 남다른 욕심은 없으나 사랑을 위한 욕심에는 남 못지않고언제나 자신의 커다란 아픔을 견디어 내면서도나의 슬픔에 먼저 귀 기울여 상심의 눈물을 닦아줍니다세상을 배우려 하되 세상에 닮지 않으려 하고시간을 계획하되 시간처럼 쉽게 변하려 하지 않는 사람아마도 그는 지금의 나와 비슷한 외로움을 들고 자기 나름대로길을 가고 있겠지만노을 저편 어디쯤에서 오랜 나를 기다리며그리움의 이삭을 줍고 있을 것입니다운명을 믿지 않는 나에게 운명 같은 그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