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쓴 `혈사경` 첫 공개 조선시대 사미승이 자신의 피를 먹물삼아 쓴 것으로 추정되는 `혈사경(血寫經.사진)`이 27일 처음 공개됐다.지금까지 국내에 남아 있는 혈사경은 중국스님이 쓴 한점(송광사 소장)뿐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쓴 혈사경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국대 선학과 교수인 보광 스님이 주간 `법보신문`에 공개한 이 혈사경은 가로 17㎝, 세로 22㎝ 크기의 70여쪽 분량으로,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과 `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등이 쓰여 있으며 군데군데 핏방울 자국이 보인다. 또 마지막 장에는 세을미년시월사미인원분향백배(世乙未年十月沙彌仁元焚香百拜)`` 혈지근서우금강산건봉사보림암(血指謹書于金剛山乾鳳寺普琳庵)` 이라고 돼 있어 건봉사 말사인 보림암의 사미승이 손끝을 베어 그 피로 경전을 옮겨 썼음을 알 수 있다. 혈사경은 "부처님께서 살갗을 벗겨 종이로 삼고 뼈를 쪼개 붓을 삼고 피를 뽑아 먹물을 삼아서 경전 쓰기를 수미산만큼 하였다"는 `화엄경 보현행원품`의 구절에서 보듯 예부터 구도와 신심의 극치의 상징이었다. 보광 스님은 "일본 유학 시절 알게 된 교토(京都)금각사 부주지인 오카다 고슈 스님이 1970년대 고서점에서 구입한 것을 87년에 기증받았다"며 "오카다 스님은 이 경전이 1715년작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1802년부터 1831년까지 건봉사에서 대규모 불사가 있었고 1851년 다시 불사가 이어졌던만큼 1835년에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형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