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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마누라


BY 나의복숭 2002-01-28

학교다날때부터 공부를 무지 못했든 여자.
공부를 못하면 얼굴이라도 좀 반반하게 생겼든지
아님 요조숙녀처럼 조금은 조신하든지하면 말을안해.
천방지축이고 하는일마다 바가지만 깨는 실수투성이라
친정엄마에게 늘상 들었든소리가
'저렇게 듬벙대다 시집이라도 갈까?"
그 천방지축인 여자가 바로 나였다.

근대 우째우째하다 운좋게 결혼을했다
밉다하니 업어달라는가?
남편이란 사람이 엄청 세심하고 빈틈없는거라,..
둘이가 성질이 바뀌었슴 얼마나 좋으랴.
신혼때는 말그대로 실수투성이라 눈물 마를날이 없었다.
내딴엔 잘한다고해도 왜 남눈에 잘하는건 안보이고
꼭 잘못하는것만 보이는지...

귀신같은 울 시엄니는 내가 말끔하게 치워놓을땐
절대 안오신다.
꼭 청소도 안해놓고 설겆이도 안한날
그기다 세수도 안하고 부시시하게 늦잠자고 있으면
어찌 그리도 용케알고 오시는지...
또 혼자 설겆이를 할땐 생전 안께어지든 접시가
꼭 누가 있으면 쨍그랑~ 깨어지니...

근데 아는가?
그렇게 천방지축으로 실수투성이인 시람이
욕먹는데 단련이 되서 수양이 되어 마음이 너그럽다는거...
엔간한 태풍이 와도 눈도 깜짝 않는다.
실수할때마다 충격을 받아서 심장이 굳건해진건지는 모르겠다.

imf로인해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나서 집이랑 모든게
경매에 넘어갔을때...
실수란건 모르고 빈틈없든 남편은 충격을받아
망연자실하여 못견뎌했지만
용기를 주고 격려를 한사람은 바로 천방지축인 나였다.
실수할때마다 내 스스로에게 걸었든 최면.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야'
그렇다
살다보면 별별일이 다 있는데 덤벙대고 실수하는게
뭔 대순가?
그럴수도 있는거지....

희안한 사실은
맨날 접시깨고 뭐깨서 천방지축이라고 나를 야단만치셨든
울 시엄니는
요조숙녀같이 조신하고 빈틈없는 내동서집에는
절대 안간다는거...가셨다가도 불안타며 하루도 안되어
천방지축인 며느리집으로 돌아오셨다.

덤벙대고 실수투성이인 언니와는달리
얌전하고 빈틈없이 공부잘한 모범생인 내 여동생.
나랑 나란히 친정가면
엄마 아부지에게 공손하게 고개숙이며 말도 자븐자븐
이쁘게도한다.
근데 난?
'아이구 엄마.아부지.내 안보고싶었슴까?'
큰소리 지르며 가져온 보따리 팽개치고 엄마 손붙잡고
웃고 난리도아닌데...
나이 드셔서 귀가 안들리는 울엄마는 자븐자븐 이쁘게
말하는 내동생보다 천방지축 큰소리로 얘길하는
내가 더 좋으시단다.

세월이 가니 천방지축이고 실수투성이 성격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남편한테 큰소리 탕탕치며 사는 여자가 바로 나.
이도희인데...
뭐든 넘 잘하는완벽한 여자보다
조금은 실수투성이의 여자가 더 인간적이지 않을까?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