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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그후의 슬픔.


BY 교포. 2002-02-22

저희 가족은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제 큰아이는 만 11살입니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Korea를 제일 먼저 응원하고,
Korea가 나오지 않은 종목은 USA-Canada-Mexico의 순서로
응원할 거라고 개막식 때 큰아이는 제게 말했었습니다.
저는 일견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의 김동성이 탁월한 기량과 체력 및 판단력으로
결승선을 1위로 지나갔을때, 저희 부부와 큰아이, 그리고
8살난 둘째아이, 이렇게 4식구밖에 없는 저희 집은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 했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분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흥분을 가라않히려 담배한대 피고오니
큰아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울면서 제게 말했습니다.
"저 한국 선수가 뭘 잘못했지요? Ohno가 진 게 아닌가요?"

자세히 티비를 보니...,,

여러분이 이미 보신 그대로 입니다.
순간 엄청난 분노가 저를 떨게 만들었읍니다.
...............................

그리고 밀려오는 막연한 슬픔,,,,,,,,,,,,,,,,,

왜 이 작고 힘없는 나라에 태어나 저 쓰레기 들에게 이 모진 수모를 당하는지...........한없는 슬픔에 말없이 눈물만 흘렸읍니다.

아들에게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직 어린 11살 짜리 아이의 눈에도
Ohno의 제스처는 일종의 과장된 연기로
비춰졌던 것입니다.

왜 한국사람이 실격되어야 하느냐고 제게 묻는 아이에게
이번 동계 올림픽은 여기 미국에서 하고 있으니까 미국에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일부러 그렇게 하는 거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동계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USA를 다시는 응원하지 않을 거라고
큰아이는 울면서 제게 말했습니다.
이제부터는 Korea-Canada-Mexico의 순서로
응원하겠답니다.

타국에서 자라나고,
한국인 친구 보다 미국인 친구가 더 많은 아이,,,
더구나 우리말보다 영어가 더 편한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그 마음 속에는 자기 나라에 대한 본능적인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애틋함이 있습니다.

부디 한국 선수단의 재심요청이 받아 들여져
늦더라도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랍니다만...
이번 일로 인해 미국에 사는 동포들까지
본국에 계신 분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반미 감정의
애꿎은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몸은 비록 타국에 있을지라도,
마음은 항상 우리가 떠나온 땅을
그리워 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이 방에 오시는 많은 분들께서
널리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마음과 슬픔을 달래며
깊은 겨울밤에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