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순위 프로그램의 진행을 코미디언들이 한다고?
그것도 만담 콤비가?
어떤 프로그램이지?
나이가 30대를 훌쩍 넘은 아저씨들이 음악 순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은 한국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가수들이 순위 안에 든 노래를 립싱크건 뭐건 간에 화려한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되고 진행자들도 대부분 어리고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돌 스타들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음악 프로는 오로지 청소년들만이 보는 방송이라는 인식이 굳어져 가는 것이다.
하지만 HEY! HEY! HEY! MUSIC CHAMP(이하, 헤이헤이)는 어른들도, 아이들도 함께 둘러앉아 본다. 일본 최고 아키스트들의 라이브 음악도 듣고 진행자인 다운타운의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코미디(!)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강점으로 가지고 있다. 다운타운의 두 진행자가 일본 최고의 인기 아티스트들을 골려 먹는 대목은 '너무 심한거 아냐.' 하는 마음과 함께 '뭔가 신나네.'하는 기분을 동시에 끌어내어 온갖 비판과 찬사를 동시에 받으면서 일본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1996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방송되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다운타운은 우리 나라에서라면 절대로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초인기 스타들을 데려다 놓고 바보처럼 취급하기도 하고 말꼬리를 잡고 물어지며 머리통도 툭툭 치고 (한국과는 달리 머리통을 치는 일이 그다지 나쁜 일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도 너무 세게 때릴 때는 별로 좋아하지 않던 가수라 하더라도 동정심이 일더라는…) 자존심 상하는 말도 쉽게 하며 저질스러운 말도 많이 한다. 이런 점이 싫던 좋던 간에, 시청자들을 강하게 사로잡는데는 확실하게 성공한 헤이헤이는 계속해서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 굴욕(?)에도 불구하고 서로 출현하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너무 많은 게스트들과 너무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몇 개만 꼽아서 소개해 보겠다. 우리 나라의 3명의 요정 S.E.S도 헤이헤이에 출연했었는데 그 때 슈가 나름대로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하면서 토크에 나섰으나 한국 생활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 한국식 일본어(예를 들어, '테레비'를 한국에서처럼 '티브이'라고 발음해서 다운타운에게 꼬투리를 잡힌 일.)를 사용한데에 따른 놀림과 구타(앗…S.E.S 팬들 놀라셨겠다. 머리통을 살짝, 필자가 보기에는 아주 살짝 때렸다. 장난처럼… 그런데 슈가 너무 아파하는 제스츄어를 취하고 유진도 슈를 껴안으면서 그러지 말라고 했다. 아마도 한국인이다 보니 육체적인 아픔보다는 머리를 때린다는 자체에 거부감을 느낀 것이 아니었는지…)가 이어졌다.
스피드 멤버들 중에서 가장 큰 언니였던 히토에를 너무 심하게 놀려서 히토에가 울어버린 사건도 있고 우타다 히카루가 나왔을 때 '구라키 마이가 우타다를 따라하는 것 같다. 너무 똑같다.' 라는 말을 해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라르크 엔 씨에루의 보컬인 하이도에게는 다운타운 두 명이 양 볼에다가 진한 키스를 해서 하이도 팬들을 분노케 하기도 했다. (정확히 표현하면 필자의 눈에는 키스가 아니라 입술을 볼에 대고 문지르는..-- 범죄 행위로 보였었다.)
신변 잡기 식의 대화 소재와 말장난 식의 토크를 한다는 비난을 감수하고 독특한 음악 순위 프로그램으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헤이헤이. 천편일률적인 틀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새로움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처음의 모습으로부터 점점 더 발전해가는 프로그램이 되어야만 더 오래도록 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요즘 헤이헤이 보면 약간 지루하고 진부한 느낌이 없지않다.) 다운타운이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헤이헤이가 계속되기를 빌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