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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뉴스를 보다가 어느 독자가 남긴글


BY 송림공원 2002-03-04

공기업 연대파업, 특히 철도의 파업기간중 언론은 그들이 왜 파업을 해야만 하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정부의 민영화 방침과 이용자들의 불편만을 되풀이 하여 강조했다.
객관적 시각은 없고 마치 정부의 대변기관인 듯한 인상마저 풍긴다. 정부나 언론이나 진실보다는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것으로 민영화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끌어내고자 애를 쓰는 것이다.

그것이 효과를 발휘하였는지 많은 사람들은 민영화되면 서비스가 더 나아질 것으로 믿고 있고 공기업 노동자들의 파업을 제 밥그릇만 지키려는 집단 이기주의로만 치부하는 듯 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지금도 진행 중인 발전산업 노조원들의 파업, 복귀명령에 불응하면 전원 해고하겠다고 위협하고, 실제로 50여명 가량에 대해 징계해고 절차를 밟으며 대체인력 채용을 위한 모집공고까지 내겠다고 하는 데도 복귀자가 단 2명 뿐이라고 할 만큼 똘똘 뭉쳐 있다.

밥그릇 싸움 같은 치졸한 짓을 하고 있다면 아예 밥그릇 자체를 뺏어버리겠다는데 저럴 수가 없는 일이다.
민영화 반대가 과연 저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불과한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한다.

그들은 민영화되면 국민부담이 대폭 증가하리라고 하고 정부는 민영화를 해야만 경영이 개선되고 요금도 내려갈 것이라고 한다.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
주관적 주장은 반론에 반론, 끝이 없고 객관적 사실만을 가지고 간접적인 주장을 하고 싶다.

우리들의 가정에 배달되오는 전기요금 청구내역서를 한번 들여다 보자. 요금이 많고 적음을 말하자는 게 아니다. 청구내역을 보면 TV 수신료 같은 공과금과 함께 '전력기금'이라는 좀 수상쩍은 항목이 보인다.
청구액이 적은 가구는 몇백원부터, 청구액이 많은 경우는 몇천원까지 하여간 전기요금과 비례하는 금액을 내야한다.
자, 이 돈이 왜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야 하며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내시는지 궁금하다.

이것은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수행하던 공익적 기능을 민영화된 이후의 민간전력사업자가 부담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를 전력산업기반기금이라는 돈을 조성하여 정부가 대신하겠다는 목적으로 전력사용자인 국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것이다.

그 공익적 기능이란 과연 무엇인가? 한마디로 돈벌이가 우선인 사기업에서는 생각도 할 수 있는 '방만한 경영'을 말한다.
몇십가구 살지 않는 산골 농촌의 예를 들어보자. 그곳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수킬로 많게는 수십킬로의 배전선로를 설계하고, 전주를 심고 전선을 깔고 변압기를 설치하고 가구마다 연결해야 한다.

전력시설이 양호한 도심에서는 새로 전기를 사용하겠다고 신청해도 건물의 계량기와 전기공급선을 연결하는데 별로 어려울 것도 없고 돈도 그다지 들지 않는다. '표준공사비' 몇만원만 받아도 충분히 이문이 남는다. 그러나, 한집 여기 있으면 그 다음 집은 몇백미터씩 떨어져 있는 산골은 사정이 다르다.

전주도 새로 심어야 하고, 전선도 새로 깔아야 하고, 220볼트로 거기까지 전기를 보냈다간 전압강하로 냉장고 모터도 제대로 안돌아갈 판이니 배전전압 그대로인 2만2천9백볼트 전선을 깔고 그집 앞에서 220볼트로 내려주는 주상변압기를 설치해서 220볼트로 내려서 그 집 계량기와 연결해 주어야 한다. 표준공사비만 받아서는 어림도 없고, 실공사비를 부담시킨다면 전기 쓰자고 신청할 시골집은 없을 것이다. 그 시골 가구에서 받는 전기요금으로 어느 시절에 공사비를 다 뽑을 것인가? 주변에 전기를 사용할 집이 늘어날 가능성도 거의 없다.(농촌사정 잘 아시죠?)

그러나 지금까지는 한전에다 대고 '나 새로 전기좀 써야겠소'하면 두말 없이 손해나는 멍청한 짓(?)을 해주었다. 왜? 공기업이니까...국민의 기업이니까...
그런 짓거리 뿐만 아니다. 중소기업 어려울 때 중소기업 살리자고 기술개발비도 대 줬다. 전기연구소 같은 연구기관이나 대학에도 수시로 프로젝트 줘가며 적지않은 돈 퍼준다. 왜? 기반기술이 발달해야 우리나라 발전하고 잘사는 나라 될테니까.
자재나 기계 사들일 때 국산이든 외제든 싸고 고장않나고 서비스 잘해주는 걸 골라서 사는게 현명한 경영아닌가?

그런데 이넘들 워낙 방만하다 보니까 비실비실한 국내기업에다가 개발비 대주고, 기술지원 해줘가면서 국산화시켜서 그걸 쓴다.
돈은 훨씬 더 먹히는데. 왜? 국내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따라 확충해야 하는 전력설비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돈벌수 있고, 근로자들도 먹고살 수 있고, 달러도 아낄 수 있고 좀더 경쟁력이 높아지면 그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해서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으니까.
한전이 자체적으로 수행하던 방만한(?) 일을 국민들 호주머니 털어서 해보자고 걷는 돈이 바로 전기요금 청구서에 찍히는 '전력기금'인 것이다.

한전이 방만한 경영을 일삼고 있으니까 빨리 팔아치워야 한다고 하는데 그 방만함이란게 딴게 아니다. 정부가 부담하고 시행해야할 일을 정부 대신에 마구 해치운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부에 손벌리지 않고, 그거 핑계로 전기요금 더 받지도 않았다.(전에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방만한 경영이라고 비난하지만 예산 가지고 직원들 월급으로 펑펑 퍼준적 없다. 거짓말이라고? 그럼 한전직원들 월급명세서 한번 구해서 보길 바란다. 대학교 졸업하고 동일 근무연수인 사기업과 비교해 보시라.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지금의 최수병 한전사장이 처음 부임하고 와서 급여명세서보고 깜짝 놀랐다. 국내 최대규모의 공기업 사장 봉급이 모이래?
직원들것도 갖구와봐 으잉? 정말 느네들 여태 요거 받았어? 이런줄은 정말 몰랐다....그래도 사장 맘대로는 한푼도 더 못올려줬다. 왜? 공기업이니까.
정부에서 하도 방만방만 떠들어서 그런지 다들 한전직원들은 월급 무지무지 많이 받는 줄로만 안다.

말이 넘 길어졌다. 하여간 요점은 이렇다. 민영화되면 국민부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왜?

첫째 이유는 방만한 짓거리(?)를 위해서다.
전기는 일반상품처럼 능력있는 넘은 쓰고 능력없는 넘은 못쓰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능력있는 넘은 좋은 거 쓰고 능력없는 이는 형편없는 것을 참으며 쓸 수 있는 것두 아니다.
전기는 부잣집이나 가난한 집이나 똑같은 주파수, 전압을 유지하며 공급해야 한다. 부잣집이나 가난한 집이나 형광등 깜빡거리지 않고, TV 제대로 봐야하고, 냉장고 만큼은 제대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능력없는 사람두, 남들 살기 싫어하는 오지에 사는 사람두 차별받지 않고 최소한 사는데 필요한 만큼은 쓸 수 있어야 한다.
돈 안돼도 전기공급 해달라면 해줘야하고,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제품만들어 수출하는 사업장에는 좀 밑지더라두 싸게줘야하고, 국민 먹거리 생산하는 농사꾼에게도 완전 손해지만 싸게 줄 필요가 있고...등등...이런 방만한 짓거리(?)를 민간 전력사업자가 손해봐가며 할리가 만무하니, 국민들 호주머니 털어서 해야 한다.

둘째도 역시 공기업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지금현재도 정책적으로 저렴하게 유지하는 산업용, 농사용 전기 등을 민영화하기 전에 격차를 상당부분 해소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즉, 돈벌어먹기 좋은 환경을 갖춰줘야 한전 쪼개 팔아치울 때 덥썩 덥썩 달려들어 삼킬 것이기 때문이다.

민영화되면 우선은 정책적인 요금통제가 불가능하고, 어떻게든 충분한 이윤을 보장받기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쟁? 좁아터진 나라에다, 한전 크다고 해봐야 일본 동경전력 하나만도 못한 크기인데 개떼 같이 많이 달려들어 박터지게 싸울 처지가 못된다.
기껏해야 지역분할 형식이 되고, 몇안되는 사업자가 담합을 통한 가격 상승을 유도할 가능성이 더 높다,(유효한 경쟁이 되지 못하는 조건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공기업 독점체제에서는 없는 추가비용이 너무 많다. 내년에 한전에서 배전부분(영업부분 포함)을 분리 매각하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런 식이다.

한전이 자체적으로 발전소 짓고, 송전선 건설하고, 변전소 세우고 배전선 깔아서 전기공급하던 것이, 다수의 발전사업자가 전력을 생산하고, 한전이 운영하는 송전선으로 수송하면 이를 다수의 배전망 사업자가 운영하는 배전선로를 이용하여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판매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요금을 징수하여 자기 마진 제하고 시설 이용료내고 전기 구입비 지불하고 하는 식이다.

각자가 필요한 만큼 마진도 있어야 하고, 다른 사업자 소유의 시설을 이용하는 드는 이용료도 벌어야 한다.
일반상품과 다른 특성(저장이 안되고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일치해야 하는 등...좀 복잡한 특성이 있다.)때문에 무지하게 복잡해지는 거래방식 때문에 만든 전력거래소 회비도 각자가 내야한다.

또 사업자가 많아지므로 이를 규제하겠다고 만든 전기위원회인가 하는 정부기관의 운영비용도 대야 한다.(워낙 복잡하고 특수한 분야이므로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감시기관으로는 안된다고 한전 민영화 추진하면서 새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우려하는 것은 전력 자체의 특수성이 도외시하고 시장경제 원리를 무리하게 적용시켰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이것은 가격의 상승이 문제가 아니라 전력의 수요공급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함으로써 자칫 전력공급망의 붕괴를 빈발하게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의 전기공급이 24시간쯤, 아니 단 몇시간이라도 끊긴다고 가정한다면 그 혼란이 어떻겠는가?

그일이 강대국이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지금 체제로는 가까운 시일안에 쉽사리 해결될 기미도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지금 그곳에서는 전력시장 경쟁체제를 도입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 정치인들이 전력사업자의 로비의혹에 휘말려 곤혹을 치루고 있으며 정치생명을 위해 발뺌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급기야 정부가 전력사업을 다시 공영체제로 전환하기위해 100억 달러 가량을 지출할 용의가 있음을 천명하였다.
호주도 전력시장 경쟁체제 도입후 급등한 전력요금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금 전력산업 민영화에 대해서는 선진국 사례를 들며 세계적인 추세이고 시급히 따라가야 한다고 하지만 그들이 겪고 있는 혹독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다고만 할 뿐 입을 다물어버리고 있다.

영국도 경쟁체제 도입후 다단계로 나뉜 전력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기업 흡수합병을 통한 수직체계의 재통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발기발기 찢어발기는 방식보다 이전의 한전체제와 같은 독점사업방식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점 때문에 그렇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전력산업 공기업체제(EDF)를 고집하고 있음에도 경영효율성이나 사업경쟁력에서 가장 앞서 있다.

전력산업의 민영화는 정부의 주장대로 효율성을 위한 것도 아니요, 국민부담을 덜기 위한 것도 아니다, IMF 사태 초기에 대통령후보들까지 지키겠다고 서약서까지 제출한 그들과의 약속, 지나치게 저자세로 굽신거리며 맺은 협약을 이행하기 위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금 발전산업 노조가 벌이는 민영화 반대를 위한 파업, 이것을 돈몇푼 더받겠다거나 민영화 이후 짤릴 것만을 걱정해서 하는 짓이라고 한다면 그들에 대한 모욕이다. 그들은 많지 않은 월급을 받으면서 남들 근무하기 싫어하는 오지에서 묵묵히 전력산업에 헌신해온 정통 기술인들이다.
다른 기간산업도 마찬가지지만 그들과 그들의 선배들이 땀으로 일궈온 알짜배기 국민의 재산을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있는 초국적자본과 재벌기업에 돈벌이 수단으로 고스란히 바칠순 없다는 애국적 신념에서 해고와 구속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한겨울 추운 날씨에 전국을 떠도는 투어파업으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가 기간산업을 몽땅 초국적자본에 헐값에 넘겨주고 두고두고 국민의 뼛골을 빨리고 있는데, 한번 그렇게 저질러 놓고 나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민영화가 능사라는 맹신도 문제지만, 정부의 일방적 주장만을 믿고 그들에게 돌을 던지는 어리석음이 그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그들에게 돌을 던지기전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아보고자 하는 성의는 있었으면 한다.
더이상 그들을 모욕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