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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척 할껄...


BY 바람걸~^^ 2002-04-24

휴우..기분꽝..
낯선 백수 생활에 한나절까지 디비 자다가..5시가 넘어서 커피나 사다 마실까 싶어서..터덜터덜 슈퍼를 다녀오는데.
같은 아파트에서 동호수만 바껴서 이사를 했더니..아직두 예전 살던집이 우리집인줄 알구 글루만 걸어가다..주차장 구석에서 왠 철사줄을 잡구 발바닥을 털면서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
쪼매난것이 쭈구리구 앉아서 옷을 털고 있는게 여간 귀엽고 앙증맞은게 아니다..한 네살이나 됐을까?...
하도 울어서 눈엔 눈물이 범벅되고 양볼따구니는 지딴에는 눈물을 딱는다구 해서 그런지 코랑 범벅이 되서 딱지가 앉아 있는폼이..
요즘은 흔하지 않은 우리어릴쩍 꼬맹이의 모습이었다..
항상 흙구덩이에서 놀고 부모님들은 들일 하시느라 깨끗이 씻긴다거나.매일 옷 갈아입는건 먼나라의 일이었던 우리들의 어릴적 모습..
이때쯤이면 찬바람에 양볼은 빨갛게 터 있고 또 왜들 코는 그렇게 훌쩍거렸는지..콧물이 흐르면 옷소매로 쓱쓱 훔쳐딱어 터오른 볼딱지에는 코딱지까지 껴서 뻘겋고 허옇고 옷소매는 닦아낸 코로 번들번들 하던 어린시절..

아마도 꼬마는 놀다가 철사줄에 걸려서 넘어졌나부다...
푸헐헐..내속에서 어설픈 친절함이 고개를 드는 순간이다..
다가가서..아고..이쁜아기 왜울어.? 그러니깐...서러운듯..눈물을 뚝뚝흘리면서 뭐라뭐라 열심히 이야기하는데..먼소린지는 하나두 모르겠구..여튼 아프고.넘어졌다는 얘기길래..일으켜서..잘 털어주고..집이 어디냐고 물으니 우리동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동 꼬마다..
놀이터에서 뒹굴었는지 옷은 온통 흙투성인 꼬마를 안고 지집까지 데리고 가서 그냥 올려보낼까..하다가..에이 여까지 안고 왔는데..
애 엄마한테 상황설명이나 해줘야겠다 싶어서..4층까지(울아파트는 저층이여서 엘레베이터가 엄따..T.T)애를 안고 올라거서 초인종을 눌렀는디...
애엄마 : 누구세요?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T.T)
나 : 비실비실 웃으면서 애가 놀다가 넘어졌나봐요~ 많이 울고 있어서 데리고 왔어요.~
애엄마 : 어디사시는데요? (허걱..왜 물으실까?)
나 : 저 저기 앞에 옆에동 사는데요~
애엄마 : 우리애를 왜 데리고 오셨는데요? (옴마~ 이아줌마 내말을 몰루 들으셨나?)
음..난 이쯤에서 눈치가 이상한걸 느낀다..우쒸..걍 집에나 갈껄~
나 : 저쪽 주차장에서 넘어져서 울고 있어서 데리고 왔어요~
애엄마 : 그집애나 신경쓰세요~!
한마디 하구 쾅~ 문을 닫는다...옴마..이게 먼소리다냐?
닫힌문 사이로 들리는 애 울음소리와 엄마의 야단치는 소리..
애엄마 : 아무나 데리고 온다고 따라오면 어떻게 해~!!!

흠...내가 무얼 잘못했는지 깨닫는 순간이다...
엄마는 아이의 모습보다 낯선 내가 아이를 안고 있는게 마음에 걸렸던게다..그렇게 아이가 잘 따라가면..남들이 말하는 유괴라든지 하는 나쁜상황이 될수도 있는거...
아흑..내가 글케 험하게 생겼나?...나 무진장 멍청하게 생겼는데..
휴우..세상이 그런세상이니까 어쩔수 엄찌모...스스로 피식 헛웃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