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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냥 물로 갖다 주면 않될까?"


BY ranc 2002-05-11

며칠전 일이였어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방과후에 태권도 갔다가 애들이랑 (자기 보다 어린애들)학교 운동장에서 물놀이 하고 놀았나 봐요

학교 아저씨가 그냥 두질 않았겠죠?
"몇학년 몇반이냐?"
"이름이 뭐냐?"
"담임 선생님 한테 말씀 드리겠다"
"물값도 내놔라....."

겁많은 울 아들 집에 오자 마자 울음보가 터졌습니다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기는 낼 학교에 가면 선생님 한테 X표 받고 손들고 서있고 어쩌면 엄마랑 같이 교장선생님께 가서 손들고 서있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요...

첨엔 저도 교육적인 차원에서
"왜 그래 수돗가에서 물놀이 하는거 잘못된 일인줄 알면서 그랬니???담부턴 절대 수돗가에서 물놀이 하지마라~"
하고 넘겼는데 울아들이 울음을 그치지 않고 계속 우는겁니다

달랜다고 별 이야기를 다했어요

"엄마도 2학년때 학교에서 물놀이 하다가 학교 아저씨 한테 걸려서 너 처럼 반이랑 이름도 적고 선생님께 일러 준다고 했고 교장 선생님께도 일러 준다고 했고 물값 내라고도 했는데 그 아저씨 그냥 담부터 그렇게 하지 말라고 겁 주신거 였어
다음에 그 아저씨 나를 알아 보지도 못하던데...?"

했더니 그때 그 아저씨랑 지금 아저씨랑은 다른 사람이여서 다르다 면서 계속 울어 댑니다
할수 없이 담부터 그렇게 하지 말라면서 이번엔 엄마가 책임을 지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내일 학교에 가면 아저씨가 널 알아 보지도 못할거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물값도 엄마가 이번엔 해결을 해 주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울아들 눈물 잔뜩 고인 눈으로 나를 보면서 하는말

"엄마 그냥 물로 갖다 드리면 않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