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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 그치면...


BY somjingang 2002-05-16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담장에 넝쿨장미는 더욱 붉게 피어날 것이고 유록으로 아름다웠던 산야는 진초록으로 새로이 태어 날 테이죠.. 그리고 초여름이 어느새 더운 김을 품으며 살포시 들어와 앉을 테구요..... 아이들의 교육에 정도가 있을수 있을까요? 며칠전부터 한학습지 회사로부터 전화가 매일 왔었습니다. 좋은유아교육 강좌가 있으니 들으라고요... 요즈음 바쁘기도 했지만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못가노라고 거절을 했지요.. 그래도 계속되는 전화를 또 거절할수가 없어서 오늘은 마침 과학공부에 대한 강좌가 있다고 해서 빗속임에도 불구하고 일찍 서둘러 다녀왔습니다. 다 책을 팔려고 하는 일련의 행동들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예전의 판매방식에 비하면 많이 세련되어 져서 인지 크게 거부감은 없었지만 강좌의 내용인즉은 그랬습니다. 아직 유아이거나 초등학생인 아이들을 그 회사에서 내온 책을 열심히 사서 읽혀서 고등학교는 '특목고'를 대학교는'서울대'를 보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떻게든, 몇백만원을 쳐발라서든(그런 식으로 표현을 하였습니다) 좋은 대학을 보내야 엄마의 도리를 다 하는게 아니겠느냐는... 엄마들은 긴장을 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저랑 같이간 엄마중 한엄마는 무척 감동을 받았노라며 그간 자신이 아이교육을 잘못하고 있었다면서 자신은 당장 그곳에 회원을 가입해 낼부터 정규 교육을 받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내자식 교육에 대해서도 가끔씩 의구심이 드는 제가 그 엄마에게 할말은 없었지만 그게 아니다 싶더군요. 모두 일등을 하면 일등을 못한 다른 아이들의 좌절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이 없는 그런 일률적인 강좌를 듣고 그대로 따라 한다면 우리사회가 어떻게 되어 질지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등만 최고이기에 요즈음 아이들은 친구가 인생의 진정한 파트너가 될수가 없습니다. 모두 경쟁대상으로만 보일뿐... 진정한 우정을 갖지 못한 아이들의 삶은 얼마나 삭막할지요... 그리고 마음은 얼마나 허전할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더불어 사는 세상을 보여주어야 할 우리 어른들이 앞장서 '일등주의'를 가르치고 있으니 오늘은 또 하나의 별난 세상을 보고온 저는 마음이 참으로 우울해 집니다. 순진한 아이가 바보가 되는 세상. 착하면 그게 오히려 흠이 되는 세상입니다. 제가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구요... 이런 비관적인 생각이 그냥 생각이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저는 주변의 엄마들과의 대화속에 나만 잘사면 되고, 그게 어떤방법이든 상관을 않겠다는 의식을 자주 들여다 보게 되는걸요... 또래에 비해서 순해빠진 우리 딸아이가 오늘따라 안쓰럽게 보입니다. 아파트 뒤란에 함박꽃이 비와 바람에 꽃잎을 하나둘 떨어뜨려 함박꽃 주변에 하얀 눈꽃이 쌓였습니다.그 둘레로 빨간 장미는 마냥 곱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