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것과 눈치 없는것에 대한
분석을 정확히 하려면
충분한 인생 연륜이 들먹거려지지 않을까 싶다.
과거의 나는 비교적 솔직했다.
솔직하다는게 장점화 되어 그러한 점이
나를 미화시켰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 엄마가 된 나는
그 솔직한 것의 한계를 넘어서서
곧잘 눈치 없는 사람의 바톤을 쥐었다,놓았다한다.
올 정초에 있었던 일이다.
남편 일하는 곳의 어떤 분이 깜찍한 대머리라고 했다.
탈모증세가 있는 남편이 어찌어찌하여
어느 순간부터 머리가 그렇게 빠지더냐..물었더니
그 사람 하는 소리..
'나는 뭐 빠진 머리도 아녀. 그냥 쪼매 민들 바위지'
ㅋㅋ (민들바위..)
'저기 저거봐아~ 저 사람은 민들 바위도 아니랑께? 기냥
쭈꾸미라고 불러, 확 벗겨진게 쭈꾸미 한마리
술술술 걸어오는것 같이 안봬?'
그 분 말에 한바탕 웃어댔다는 남편..
헌데 그게 거기서 끝난게 아니였다.
때마침 우리집에 몇일 기거하셨던 시부모님.
나의 꺼억꺼억 넘어가는 웃음소리에 왠일인고..하시며
싱글싱글 웃으시며 참견하시던 시아버지께
나는 너무나 솔직하게 일사천리 말을 해버렸다.
'글쎄요,아버님~지은아빠 일하는 곳에 민들바위랑
쭈꾸미가 있다지 뭐예요~~~호호호호 머리가 홀라당
벗겨져서 쭈꾸미라고 한데요~~호호호호호 아버지도 우습죠?
푸하하하 쭈꾸미~~~~'
그때 남편이 겸연쩍은 모습으로 방바닥의
먼지를 손으로 훔치는 시늉을 했다.
잠시 서늘한 기운이 내 마취되어있던 이성을 건드리자
얼굴이 부끄러운지 화가 나셨는지 달아올라 가시는
시아버지를 한눈에 포착하게 만들었다.
내 아버지 뒷모습을 보니
민들바위에 쭈꾸미 브이자 포즈취하는 그림이 연상됐다.
진짜웃음이 봇물처럼 터졌다.
헌데 그러고 나서의 그 표현못할 떱떨함..
남편은 내게 말을 한다.
정말 보다 보다 이렇게 눈치 없는 사람 처음본다고...
그래도 어쩌랴, 내 시아버지가 쭈꾸미건 문어건
악의없이 나왔던 몇마디였던것을...
흠..그리고 당신도 시인하셔야 한다.
울 시아버님도 확실한 민들바위이심을..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