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간 내 친구 금희는 그의 사랑스러운 딸 서아와 함께 고이 단잠에 빠져있을테다.
13년째야.
너랑 나랑 지금의 이 시간까지 오게 된 날들이 말야.
학교다닐때부터 내 눈앞에 비친 네 모습은 마음이 많이 여리다는 거였는데...
어느덧 성인이 되어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결혼을 하고, 또 그와의 사이에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생기고.
그 와중에 정말이지 감질나게 집안 살림 잘 꾸려나가면서 서아에게 사랑 듬뿍 주고, 상훈씨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네 모습을 보며 이게 내가 그동안 봐왔던 우리 금희의 모습이 맞나 싶기도 해.
그런 네 앞에선 난 항상 작아지는 느낌이고, 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작은 기회를 마련하기도 하고 그러지.
금희 너나 나나 친정이 있으되 다른 집처럼 모녀간에 살갑게 굴면서 의지하고 사는 처지도 아닌데 그런 나에게 금희 너는 친정엄마와도 같아.
힘든 일 있을 때. 우울한 일이 있을 때. 속상하고, 외로울 때 그때마다 난 네가 먼저 떠올려져.
그리고 항상 변함없이 날 위로해주고, 다독여주는 네 모습에 한결 여유로운 마음을 찾을 수도 있고.
내가 직장을 다니느라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게 참 서운해.
내가 전업주부라면 우리 같은 동네에서 매일같이 얼굴 맞대며 많은 정을 나누고 살 수 있을텐데 말야.
물론 그 와중에 너보단 내가 더 얻는 부분이 많겠지만...
암튼 내 인생에 우리 오빠. 그리고 울 집 뚱이 예진이와 함께 네가 그 속에 있다는게 난 너무나 행복하고, 부자가 된 것 같아.
그래서 늘 고맙고.
네가 나한테 신경써주는 것만큼 내가 그렇게 못해줘서 또 미안하기도 하고.
아침에 출근길에 오늘은 금희한테 전화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야겠군하는 생각을 앞세우고, 출근해서 업무 시작하기가 무섭게 우린 전화로 한 수다를 떨어야하고.
뭔가 맛있는 걸 먹다가도 서로를 생각하고, 아쉬워하고...
길가다 예쁜 옷이 있으면 네 생각이 먼저 나고, 또 우리 예진이 옷이나 장난감. 책등을 살 땐 불현듯 단 둘밖에 없는 조카가 아닌 서아 생각이 먼저 나고. - 물론 너도 마찬가지일테지만...
우리 이거 문제 있는거 아닌가 몰라?
그래도 난 너무 행복하다.
내 하루 일과중에 너와의 전화수다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너 모르지?
그건 단순한 아줌마들 수다 떠는게 아니라 내 인생공부며, 잘못하고 있는 내 습관들을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
행여라도 쉬는 날이 생기면 그 날은 뭔 일이 있어도 꼭 너랑 만나야하고.
뭐든지 함께 나누고 싶은 이 마음 우리 앞으로도 평생 잊지말고 간직하고 살자.
편지라고 쓰다보니 그냥 통상적인 이야기가 되버린 것 같네.
그래도 표현못한 내 마음 금희 네가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해.
암튼.
항상 내 옆에서 든든한 나무가 되어주는 거 너무나 고마워.
어디 아픈데 없이 늘 건강하고, 너의 사랑하는 가족들 역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길 바래.
나 또한 그럴테고.
글구 우리 정말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며느리이자 딸. 그리고 좋은 친구가 되도록 노력하자.
그럼 친구야~~
잘 지내고. 또 연락할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