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 가버리고 말 거라면
내 마음의 문을 열어 주지 않았을 것을~
그러나 그대여~
그런 후회가 일 때마다
나는 생각합니다
낙엽이 되어 떨어질 걸 뻔히 알면서도
여름날, 그 뜨거운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 열매 맺게 하는 나뭇잎,
그 섬세한 잎맥을 떠올립니다
온갖 수고로움으로 열매 맺게 한 뒤
마침내 땅으로 떨어져
나무를 기름지게 하는 잎새.
그 잎새가 자양분이 되어,
발목을 덮어 주는 담요가 되어
매서운 겨울을 견딜 수 있게 하고,
그리하여 후년에는 새순을 돋아나게 하는
그 헌신을 생각하니
만나고 헤어지는 일에만
매달린 내가 부끄러웠습니다
사랑을 저울질한 내 이기심의 잣대가
부끄러웠습니다. ( 이정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