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6년,세월로 보면 길지 않은 세월인데 난 참 많은 길을 거쳐 지금 이 곳에 있는 듯하다.
결혼 전에 상상치도 못했을 정도로 심한 시집살이,팔이 안으로만 굽는 남편,문제가 끊일 날 없는 친정,건강하지 못한 나의 몸...
결혼 전까지만 해도,아니 정확히 내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만해도,처음 만나는 사람들의 나에 대한 첫인상은 그랬다.인상이 좋다,지적으로 생겼으면서도 청순하게 생긴 얼굴이다.그러면서 뭐 종종 예쁘다는 소리도 듣곤 했다.
난 요즘 나의 얼굴을 잘 보지 않는다.워낙 화장을 안해서 그리 눈여겨 볼 필요도 없고 그냥 머리 빗을 때 잠깐 보는 정도였다.
나도 첨엔 화장도 하고 머리 모양도 자주 바꾸고 그랬다.하지만 남편은 내가 화장을 하건 머리모양을 바꾸건 별로 관심이 없었다.그래서인지 점점 그런 일이 드물어 지고 이젠 공식적인 외출 외에는 꾸미는 일이 없어졌다.
나는 그렇게 내 모습이 변해가고 있는 걸 느끼지 못했다.
오늘 딸과 과학관에 갔다.전시물 중에 사진 찍는 기구가 있었다. 딸과 사진을 찍었다.
인쇄되어 나오는 나의 사진을 보고 난 놀랐다.나의 표정이 너무 무서웠다.뭔가 분노에 찬 얼굴,건드리면 금방 폭발할 것 같은 얼굴,그것이 내 얼굴이었다.
두번째 사진을 찍을 때 난 억지로 과장되게 웃어보았다.그렇지만 입만 웃고 있을 뿐 눈은 여전히 독기로 가득찼다.
언제 내 얼굴이 이렇게 변해간걸까? 내가 보기에도 미워질만큼 언제부터....?
내가 새로 알게 된 사람들과도 쉽게 친해질 수 없는 이유가 그것이었을까? 그래서 내 딸도 무조건 아빠만 챙기고 엄마는 나 몰라라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