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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서류상 당시에게..


BY 홀로서기 2002-08-02

어제 법원에서 이혼 판결문을 받고 나와
밥이라도 먹으러 가자는 내게
생각없다며 한숨짓던 당신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이혼법정 대기실에서도 한마디 않고 한숨만 쉬던 당신.
집에 있는 옷들은 챙겨 가라고 말하며 당신 얼굴을 보앗을때
당신 눈이 빨개지는걸 보았읍니다

애써 참고 태연한척하던 나도 그 모습에 울컥 눈물이 나더군요.
그래서 먼저 간다고 말하고 빠른걸음으로 당신을 홀로 남겨두고
걷기 시작했읍니다.

혼자 목적지도 없이 뜨거운 햇볕을 온몸으로 맏으며
걷고 있엇읍니다.
아무리 눈을 크게 뜨면서 애써 참으려 해도 눈물이 흘렀어요,
한참을 걸었더랬어요.

결혼 생활7년을 끝내고 나도 당신도 온통 빚 투성이지요.
남들은 이혼하는데 위자료라도 챙기라고 하지만
당신도 지금 아무것도 없는것을 알기에
나 그렇게 까지 하고 싶지 않앗읍니다.

모두 정리하고 나면 내가 감당할 빚이 천만원쯤 됩니다만
나도 직장생활하고 잇으니 갚아지겟지요
싸우고 미워할땐 정말이지 싫고 하루빨리 벗어나길 바랫는데
지금은 당신을 미워하는 마음도.
원망하는 마음도...
그 어떤 것도 없읍니다.
그저 당신 사업 잘되서 당신이 하루라도 빨리 당당하고
겉으로가 아니 정말 자신만만한 모습이 되길 바랄뿐입니다.
밥 잘 챙겨먹고...
간이 많이 바쁜 당신. 술도 자제하고..
화날때 한번만 참고..
모든걸 느그럽게 보면서 살아가길 바랍니다.

당신과 헤어진 지금도 난 참 많은걸 당신게 바라고 있네요.

어제 음료수 한병을 사서 뚜껑을 따면서 당신 생각을 햇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난 콜라 뚜껑하나 내 손으로 따지 않앗고
밥상하나도 내가 들지 않았더군요.
늘 당신이 해주었고...
나 연약해서 못따..하면서 주면 힘있는 당신 한번에 따서 주면서도
귀찮아하지 않았지요.
어쩌다 내가 직접 밥상들일이 있으면 온갖 생색 다 내면서
이렇게 무거운걸 나보고 시킨다는둥 투덜거림에도 웃으면서
날 받아주던 당신.
맛잇는것이 잇음 항상 함께 먹자고 빨리오라고 불러서
먼저 먹여주던 당신.

나...
지금 사무실인데 눈물이 나네요.
어쩌다 여기까지 와서 서로 미워하지도 않으면서
이혼까지 했는지.

내 이기심으로 당신을 힘들게 한것 정말 미안해요.
난 홀가분히 내 삶을 살고 싶다는 내 일방적인 욕심으로.
당신과의 앞으로 결혼생활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당신의 모든것을 이해하기엔 내 가슴이 너무 작다는 이유로.
당신과 이혼을 햇읍니다.

부디 정말 진심으로 당신을 위해주고
믿고 따라주는 좋은 사람만나서 남은 생은 행복하길 바래요.

당신은 자상할땐 한없이 자상한 정말 멋진 남자였어요.
한팔은 내베게 해주고
한팔은 내 가슴 꼭 껴안아 주던 당신을
아주 오래 기억 할껍니다.
당신 품은 정말 따스했어요.

건강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