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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펠트공예하며 세상사는 재미...우울이여 안녕~


BY 커피향 2002-08-07


인생이 정말 우울한 나날이었지요.
뭔가 신나는 일도 없고...재충전이 필요했답니다.

서점에 갔죠. 주부잡지 뒤적이다가 우연히 펠트공예를 봤답니다.
날도 더운데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이냐 하다가...
그 날도 더운데 집에서 우울증 걸린 사람마냥 이 방 들락 저 방 들락
하는 나의 하루가 떠올랐어요.

내친 김에 펠트공예 책을 아예 샀답니다.
외국서적인데 글은 못 읽어도 하는 방법이 쉬워서인지 후회는
안되더라구요. 무엇보다도 그림이 예뻐요.

그런데,막상 펠트를 못 구해서 끙끙대었는데(시장통 수예점에도 잘 없어요. 사는 곳이 후지다 보니..) 친구말대로 없는 것 없다는 옥션에 갔더니 다행히 재고 펠트를 판매하고 있더라구요. 가격도 딴 곳보다는 저렴한 편이라고 친구가 그러더군요..그런데 등기로 보내줘서 또 한참을 기다렸죠.

드디어 펠트세트 받는 날, 풀자마자 색 확인 먼저하고 책에서 본대로
본 뜨고 자르고 하다보니 한나절이 훌쩍~ 아이들이랑 남편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바느질에 재미 붙였어요.

리틀밤이라는 귀엽게 생긴 인형을 만들어서 남편 핸폰에 달아 줬어요.
웬 주책이냐면서도 첨으로 핸폰 장식을 선물받아서 인지 좋은 눈치.

아이들도 하나씩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더군요.

애들이랑 남편 챙겨보내놓고 음악 크게 틀어놓고 에어콘 돌리기아까워서 선풍기 바람 맞아가며 낮시간에 뚝딱뚝딱 하니까 리틀밤을 색깔별로 3개나 만들었죠. 애들 하나씩 주고 남은 하나는 동생에게 보냈어요.(저..핸폰 없답니다....불쌍하죠..)

동생이 소문내어서 벌써 8개째 리틀밤을 만들었네요.
물론 돈 받고 한 건 아니구요, 나중에 차라도 한 잔 사라고 약속을
받아놨죠.
사람들의 칭찬이 용기를 주고, 여고 수예시간이 자꾸 생각나서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아이들이랑 재잘재잘 거리며 방석이며 아기턱받이며 만들던 그 때가요.

요즘 저 이렇게 살아요...베풀면 행복해진다는 거 매일 느끼면서요.
내가 베풀만큼 많이 가졌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저도 뭔가 가진게 있네요...작은 손재주로 주변이 밝아지고 나도 밝아진 것만 같네요.

칭찬을 받는 삶이 이렇게 좋을줄이야...나도 이제는 칭찬하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그 쪼그만 펠트인형 리틀밤 때문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