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을 아직 할 생각도 없고, 결혼에대해 별 생각이 없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오늘...정말 결혼은 미친짓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자친구가 있긴하지만, 그렇게 심각한 사이도 아니고, 그쪽 부모님도 뵌적도 없는데
저는 어려서부터 친척이라고 여자는 저 혼자라,
남녀는 평등하다고 가르침을 받아왔습니다.
할머니께서도, 먹을걸 먹어도 똑같이 주셨고, 입을걸 사주셔도 똑같이
반대로 무거운걸 들거나, 일을할때도 똑같이...등산이라도가서 제가 무서워하면 야단을 듣곤 했습니다
똑같은 밥먹고 못한다는 소리한다고...
그런 제게...오늘 하루는 너무 혼란스럽네요
할머니께서 느닷없이 저도 일을 해야한다며...(제가 아주 안하고 자란건 아닙니다)
일을 시키시는데...일을 하는거 까진 좋았습니다...재미도 있구요
제가 엄마의 시집생활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됐구요
엄마들은 같은 자리에서 안먹고, 따로 드시지만, 저는 며느리는 아닌지라
어른들과 같이 식사를 했거든요
다들 많이 먹어라 많이먹어라(잔치를해서 음식이 맛있는게 많았거든요)
저는 평소와 다름없이 많이 먹었습니다!! 제가 정말 많이먹어요
배가 부르다못해 터지도록먹고 식탁정리를 하는데,
사라다에 땅콩이 하나 남아있는걸 그냥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막 야단을 치는것입니다!! 아깝다고...머~아깝기야하죠
그런데...어른들 과일깍아드리고 남은걸 저더러 먹으라고 하시는겁니다
저...너무 배불러서 도저히 못먹겠다고 하니깐
그래도 먹으라고
정말...눈물이 핑돌더군요!! 도저히 목구멍으로 안넘어가서 입에 물고있었습니다
저 태어나서 할머니 이하 저희 부모님을 뺀 어른들에게 말대꾸한번 해본적 없습니다
근데 오늘은 정말 너무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오빠도 있었고, 동생도 있었고...다들 이쁘게 깍아논 과일 먹고있던데
굳이 배불러서 목구멍까지 차오른 사람을 먹으라고 할건뭐죠?
이런일을 만일...시집가서 당했다면 얼마나 더 서러울까요?
저희집안식구들...하나밖에 없는딸이라며 그릇이며, 주방용품들같은거 모으시고
맨날 뭘 가르쳐야한다고...휴~~ 저 시집 안갈랍니다
이제 25인데...시집이라는게 이런거라면...물론...이것보다 더하겠죠
오늘 마치 쓰레기를 입에 쑤셔넣은 기분이었습니다
왜 엄마는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지 않을까?? 궁금했었는데
같이 먹으면 맘편히 먹을 수 있겠니? 따로먹는게 좋아
하시던 엄마으 말씀이 이해가 갑니다
담부터 할머니댁에서 밥먹을땐 양껏 먹지말고
쓰레기 처리 할 배도 좀 남겨놓고 먹어야겠습니다
정말...결혼은 미친짓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