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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엄니


BY 접니다 2002-09-09

엄니 아들넘이 보유한 주식이 또 하락세를 못면하고 있슴다.
욕심내다 때를 또 놓쳤죠.
그래도 뽀다구 내느라고 돈은 안 아까운척 하고 있슴다.
엄니 미국 큰집 가시던 그해에 주식 갖고 말다툼 했슴다.
엄니 아들 자는데 혼자 울화가 치밀어 가전 제품을 제가 집어 던졌슴다. 뭐냐고요? 텔레비전....의 '리모콘'.
리모콘의 건전지 뚜껑이 떨어져 나가구 말았슴다.
댁의 아들놈이 방에서 나오더니 남편이 살림을 안때려부수니까 마누라가 때려 부순다며 니가 날 폭력 남편 만드는거라 더군요.
그러더니 제 대가리를(그땐 그건 제 머리가 아니라 그저 한낱 대가리에 지나지 않았슴다.) 두주먹을 쥐곤 좌우로 갈기더군요.
몇번인지 세어보걸 그랬네요. 수십번 이었죠. 잠시 쉬며 씩씩대더니
2차로 또 갈기기 시작하기를 1차와 마찬가지로 꽤 오래 합디다.
어처구니 없이 황망스러워서 찍소리도 안나오데요.
그냥 주저 앉은채로 주는대로 다 받아 먹은거죠.
글구 승질내며 나갑디다.
내가 살림(리모콘)을 때려 부셔서 폭력남편이 되었답디다.
그새끼는 내가 그때 밥그릇이라도 깨뜨렸으면 목을 비틀었을 겁니다.
당신 아들의 살기 등등한 그 얼굴을 보여 주고 싶군요.
어디 상처 있으면 파출소라도 달려가서 일단 내 꼴을 보여주련만...
어디서 그러라고 배웠는지 얼굴엔 한번도 안 닿습디다.
네년이 맞을 짓을 했겠지 라구요? 서로간에 잔소리 안하는 부부 있나요? 어머니가 주식투자 그만 하라구 나한테 말좀 하라더라. 나두 이제 어머니한테서 그런 소리 듣는 것두 싫구, 나도 이런 얘기 하는거 지겹다. 이 얘기가 그렇게 '맞을 짓' 이라굽쇼?

그런데 또 저럽니다.
이젠 아예 신경도 안씁니다.
그러니까 미안한 시늉을 떨며 운동하러 나가네요.
한국에 돌아 오시거든 나한테 한마디라도 토 달지 마십시요.
당신이 젤로 사랑하는 아들을 아주 매장 시킬지도 모름다.
나두 살고 싶으니까요. 입 다물고 사십시요.
나 잘못한거 진짜 한개도 없으니 돈에 관해서 한마디라도 하시면
무슨 수를 써서라두.....
돈 벌어서 나 줄것도 아니면서 왜 내가 맘고생 해야 되나요.
지 동생 도와 준다는데.
쓰기는 즈덜 핏줄끼리 쓰려구 벌어서 빈손든 채 생색은 내가 떠맡고.
속빈 강정이 바로 저니까 사람 불쌍히 여길 줄 아는 심성이 있으시다면 암말 말아주십쇼.
고부간에 눈 흘기지 말구 잘 살아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