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와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두 손을 꼭 잡고 길을 걸었습니다.
햇살 따스하게 내리쬐는 날이 많았지만 비 바람도 폭 풍우도 눈 보라도 만났습니다.
그래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둘이 였기에,
둘이 하나였기에.
그렇게 십년을 걸어 갔습니다.
그러다 다리가 아파 오기 시작했습니다.
걷는게 지겹다 느껴 지기 시작해서 경쾌했던 발 걸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 길이 가시밭이 되어 발을 찌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 둘은 잡은 손을 살며시 놓아 버리고
시냇물 졸졸 흐르는 사잇길로 뛰어 갔습니다.
제 각자의 길을 택해.
길을 가는 도중 여자는 뒤를 많이 돌아 보았습니다.
뒤 돌아가서 그 가시밭길을 가보고 싶어했습니다.
그 길이 정말 가시밭이였을까.
함께 걸을 수 없을 만큼 좁고 험한 길 이였을까?
의문에 의문. 궁금 또 궁금해졌습니다.
그렇게 십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여자는 남자를 만났습니다.
필연처럼 우연히.
십년을 다른 사람과 살면서도 가지 않는 길에 대한 동경은
남자도 여자 못지 않게 지니고 살았나 봅니다.
남자는 해서는 안되는 말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돌아 가고 싶다고,
고이고이 고운 님으로 간직했다고.
여자를 보내고 그여자가 남자에겐 봄이였음을 알았다고.
너무 늦은 깨달음에 평생 아파할 각오를 했었다고.
남자는 여자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따뜻하고 부드러웠던 손을 여자는 잡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아펐던 그 만큼 힘을 주었습니다.
이젠 함께 걷고자 합니다.
옛날 보다 더 고단하고 힘겨운 길이 되겠지만
그래도 그여자와 그 남자는 잡은 손을 놓지 않겠다 합니다.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