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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


BY pig7003 2002-09-24

추석이 지났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한민국의 추석이 지났네요.

어머니 흐뭇하셨나요?
추석전날 저녁늦게 한시간도 쉬지 못하고 전을 붙이면서 떠들썩한 소리에 거실을 힐끔보니 아들들과 사위에 손녀딸이 고스돕을 치는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모습에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경우바르시고 부지런하시고 깔끔하시고 절약하실줄 아는 어머님이 왜 며느리들한테 존경을 받지 못하시는지 생각해보신적 있으신지요?

며느리가 자식과같을수는 없겠지요.
더구나 아들들에 대한 애뜻함이 지극하신 어머니께서는 아들들이 집안일을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드시겟지요.

어머니 그래도 이번 추석때 저는 왠지 어머님한테 섭섭함을 느낄수밖에 없었습니다.
위로 형님들 두분 일하시는 것에 평소에 힘들거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고생하신다고...

그런데 송편 반죽할때 큰 아주버님이 도와 줄려고 하니까 너가 뭘 하냐고 하시면서 말리시는 어머님의 모습에 저 기운이 빠지고 말았습니다.
맞벌이하면 사먹어야 된다고 하시면서 어머님 며느리들은 왜 예외가 되는 건가요?
그럼 말씀이라도 그렇게 하시지말던지...
저 어머님이 이중인격자로 보여서 괴로웠습니다.

다음명절때 남자들 설거지를 시켜야 되겠다는 제 말에 형님들 어머님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포기하는것이 좋다고 하시더군요.

못된 며느리 만드시고 시어머니로서 제대로 대접도 못 받으시고...
너무 서글픈 이야기 아닌가요?

그래도 신랑이 집안일 도와주는것 이제 싫은 표정 안하시는 어머님의 모습에 희망을 걸어보고 다음 명절때는 막내 며느리가 큰형님 둘째형님 대신해서 집안에 조그만 반란을 일을켜 볼람니다.

원래 명절은 가족이 다 즐거워야되는 것 아닌가요?
어머니
마음을 조금만 비워주세요.
어머님이 마음을 조금만 비우시면 진정으로 가족이 다 즐거운 명절이 될수있으니까요.

아침저녁으로 날시가 쌀쌀합니다.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간큰 막내며느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