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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성질머리때문에......


BY 나의복숭 2002-09-28

사람들이 빼곡히 박혀있는 전철속에서였다.
몸 중심이 안잡펴서 조금 열린 공간으로
억지로 몸을 끼어넣고 떨어질려는 가방을
고쳐매고서 숨을 돌리는데...
어렵쇼.
내 앞에 앉은 부부 모양새 함 보소.
인제 겨우 걸음마 하는애를 널너리하게 옆에 앉히고
다시 그옆에 대여섯살 먹은 여아를 길다랗게 눕히고선
부부가 양쪽에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 있었다.
애를 키데로 길다랗게 눕펴놓으니 자리가
어른 두사람 앉을 정도의 공간을 차지했는데
그나마 신발도 벗기지 않은채
애가 누워서 이리 저리 뒤척이도록 해놓고 있었다.

다들 서 있으면서도 아무도 그기에 대해
뭐라 하질 않고 걍 무심하게 흔들거리며
가고 있는데...
그런꼴을 못보고 있는 내 더러운 성질머리가
걍 통과할택이 있나.
'아저씨. 애 좀 안으면 안되나요? '
'왜요? 자는데?'
아니 왜요. 자는데라니...
여기가 전세낸 지 안방인줄 착각하나?
서있는 사람 배려를 해서 애는 좀 안아야 하지 않는가?
흙묻은 신발로 자리를 뭉개면 담에 앉는 사람은 어쩌라고...
'왜요가 아니라
전철속에서 자리를 이리 차지하여 눕피는법이 어딧어요?'
그랬드니 이 남자 내를 아래 위로 아니꼽다는 표정으로
꼴셔본다.
그래 꼴셔봐라. 니가 꼴셔보면 겁나나?
내가 오늘 버리장머릴 고쳐줄껴...

'이 전철이 아줌마꺼라요? 애 피곤해서 못깨워요'
아니...뭐?
참 어처구니가 없다.
내가 자리에 앉고싶어 그러는거 아니다.
자기집 쇼파로 착각을 한건지 한 애는 앉히고
한애는 길다랗게 눕힌 모양새가 얼마나 눈에
거슬리는지 본인은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내 옆에 나보다 더 나이드신 남자분이 서 있는데
아무 소리도 안하고 가니 완전 내만 별난 사람이 된거같다.
그래. 이왕 별난 사람 된건데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함해보자.

'전철 내꺼도 아니지만
피곤하다고해서 애를 안방처럼 이런 자세로 눕펴도 돼요?
다른 사람 생각도 않고...아저씨가 안으세요'
당연하게 내 음성도 한옥타브 높아졌는데
그제야 눈을 게슴츠레 뜨고있든 옆의 애 엄마인듯한
여자가 한마디 한다
'자기야. 일어나 줘라. 더러워죽겠네'
툴툴 거리니까 아빠인 그 남자가 애는 그냥 두고
자신이 부시시 일어나며 한마디 툭 내던진다.
'앉으소. 그리 앉고 싶으면'

아이구 이 잉간들.
내가 앉고싶어 환장한줄 아나봐.
이런 인간들은 가만히 두면 다음에 또 이럴꺼고
나아닌 다른사람 민폐를 끼친다.
아무리 세상이 어떻다지만 애 키우는 사람이
이따위 예모를 가지고서 뭐가 될까?
'이것봐요. 젊은분들.
이 좁은 전철에서 애 이러는거 잘 한거예요?.
이런 부모밑에서 애가 뭘 배울까? 쯧쯧...
그리고 새댁. 뭐? 더러워죽겠다고?
지금 누구한테 그따위 말버릇이라요?'
나이를 훈장처럼 내세우고싶은 맘은 눈꼽만치도 없지만
많아봐야 30대 초반도 안되어보이는 여자가
더러버서라며 툴툴 거리는건 경우가 아니지 않는가?
옆에서 다들 쳐다보니 안되겠다 싶은지
부부 둘다 입을 꾹 다물었지만 떫은 땡감 씹은듯한
표정이다.

마악 정차한 역에서 새로 어떤 아줌마가 올라 왔는데
문제의 자리가 비어 있으니 얼른 앉다가
애 신발의 흙이 옷에 묻으니
'아니 신발을 신겨서 이러면 어째?'
그리곤 애 다리를 아랫쪽으로 탁~ 밀어버린다.
슬몃 웃음이 나왔다.
아니 웃음이 아니고 꼬시다라는게 정확하겠지.
근데 내한테는 땍땍 거리든 인간들이
이 아줌마에겐 암말을 못한다.
등빨에 기 죽었나?
내보다 옆으로 퍼진 아줌마를 쳐다보면서
역시 사이즈는 크고 볼일이란 생각을 했다.
두어 정거장 더 가선 애를 안고
그 부부는 내렸는데 그자리에 3사람이 앉았다.
근데 그 부부들 내리니까 예의 서있든 아저씨왈
'요새것들. 참 버리장 머리가 없어'
아니
있을때는 말 못하고 내리니까 저러네.
저런 남자들도 참 밥맛이다.
혹시나 안좋은 소릴 들을까봐 몸 사리는건지
걍 내가 다툼할때 한마디쯤 근엄하게 해주면
좋을낀데 그땐 먼 산 보는척 가만있드니...

그나 저나 나도 참 성질 머리가 더러버서 클났다.
그냥 예사로 넘길것도 속이 터져서
입바른 소릴 해야하니...
담부터는 누가 뭘 어찌하든 걍 나도 입다물고
점잖하게 있어야지...
에이~ 띨띨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