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31살의 노처녀구요 한 6개월 전부터 지금의 남친을 만나 사귀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 사람이라 처음엔 부담스러웠으나 그가 너무 절 좋아하고 잘 해 줘서 티격태격하면서도 잘 사귀고 있었습니다. 근데 남친이 술을 좀 좋아해요.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늘 술을 마시는데 평일에도 동네에서 친구들이랑 소주 한 두 병씩은 하나봐요. 담배도 많이 피고... 그런 것들 때문에 결혼해서도 제가 잔소리를 하게 될 거 같아 신경 쓰이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저희 엄마가 결혼을 반대하세요.
그는 장남이고 아래로 결혼한 여동생과 결혼 안한 남동생이 있어요.
부모님은 특별한 수입원이 없으신 거 같고 가끔 어머님이 식당 같은 곳에 일을 해 주며 간간히 돈벌이를 하시는 거 같아요. 그동안은 남친 월급의 일부를 생활비로 쓰시지 않았나 싶어요. 저희 엄마는 가난한 집 장남 자리라 저더러 결혼하면 고생할 거 뻔하다고 절대 안된다고 하세요. 그 쪽 아버님이 큰 아들이 아니라 이 집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 같진 않아 전 괜찮을 거 같은데도 엄만 막무가내세요. 학벌이며 회사며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것도 없는데 거기에 없는 집 장남이면 더 볼 것도 없다시며...
결혼하게 되면 아파트 전세 얻긴 힘들고 그냥 빌라 같은데서 시작하자고 해요.
둘이 벌면 둘이 사는 건 괜찮은데 아무래도 부모님께 매달 얼마라도 생활비를 드려야 할 거 같아요. 이 사람은 한 30만원씩만 드리면 되지 않겠냐고 하지만 용돈도 아니고 생활비로 드리는 거면 최소한 50만원 정도는 드려야 하지 않나요?
그래서 그런 문제들 때문에 저도 고민이 되어서 지난 일요일 그에게 못할 소리를 하고 말았어요. 난 자신 없다고... 결혼해서 내가 회사라도 관두게 되면 혼자 벌어서 부모님 드리고 해서 언제 집 사겠냐고... 그러니 헤어지자고...
그러고 나서는 후회가 되어서 월요일 밤에 전화를 했어요.
근데 이 사람이 이미 그 쪽 부모님께 제가 돈 때문에 그와 결혼하기 싫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나봐요. 이 사람이 그렇게 말한 건 아니고 전화기 너머에서 부모님이 막 소리를 치시고 이 사람이 한 숨을 쉬며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하고선 끊었어요. 그리곤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되요.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해도 통 받지도 않고...
막상 그와 헤어질 생각을 하니 앞이 깜깜하더라구요. 내가 그를 그렇게 좋아했나 새삼스럽기도 하고...
만일 그런 얘기를 그 쪽 부모님께 했다면 다시 만나긴 어렵겠지요?
정말 저희 엄마 말대로 힘든 조건인 건지, 아님 제가 너무 지레 겁을 먹는 건지 모르겠고... 지금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발 조언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