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친구이면 좋겠다고 가슴설레며 그에게 메일을 보냈더랬습니다.
그남자는 내 메일을 읽어보지도 않은 채 휴지통으로 구겨 넣은 것 같습니다. 그사람에게 그 편지를 쓰기까지 6개월의 망설임이 필요했는데 말입니다
난 연애를 하자는 것도 아니고 나쁜짓을 하자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성격도 웃는 얼굴도 목소리도 말하는 투도 모두 맘에 쏙 드는, 내게 있어서는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난 그저 푸근한 맘을 전하는 친구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정말로 날 만나고 싶어하는 어린친구가 하나 생겼댔습니다.
그애는 나보다 5살 연하의 남자입니다.
난 이제 갓 서른. 5살 차이라고 해봤자 남자가 연상이라면 그건 별로 문제 삼지 않았을수도 있습니다만 어쩐지 남자가 어리니깐 그저 '애'라고만 느껴지더군요. 사이버상의 만남이었지만 진중한 이야기를 나누던 아이였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이야기만 나누던 아이는 날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번도 본적없는 아줌마를 환상을 품은 채 너무도 만나고 싶어하던 그애를 난 의심했습니다. 돈잘쓰는 굶주린 유부녀로 날 이용하려는 건지도 모른다고요. 내가 매스컴에 길이 들었나 봅니다. 아이를 누나답게 설득했습니다.
그애의 진심을 다른 추잡스런 하이애나들과 비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앨 만난다더라도 무얼 어찌한단 말입니까. 그렇게 내게서 떨궈 버린게 차라리 잘한 짓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너무 아쉽습니다. 비록 5살 차이에 불과하다더라도 그앤 신선했고 적극적이었고 에너지가 넘치는 젊음을 발산하고 있었습니다.
수줍음도 있었고 내말을 고분고분 듣고 따라주었습니다.
그 싱그러운 젊음이 안타까울 만큼 서른살의 난 이미 지쳐버린건가요. 그리고 그아이의 진심을 헤아릴 수 없게 한 나의 편견이 얄궂기도 합니다.
그애와의 작별에 가슴이 너무나 허전합니다.
나는 하루이틀사이 내 맘속의 대부분을 잃었습니다.
그런것 같습니다. 모두 내것은 아니었던 것들인데 그래도 지우고 나니까 서럽습니다.
내가 친구삼고자 했던 사람의 무심함에 희망을 버려야 했고, 나를 친구삼고자 했던 아이의 마음을 노파심으로 떼어 놓아야 했습니다.
이젠 사람에게 마음을 줘야할지 어째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을 쓰는 것에 겁부터 납니다.
마음을 주면 가슴이 아파옵니다.
오늘은 모든 것을 떠나보낸 허전함에 어디에 둘 마음 조차 잃은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