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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왜 안주거!


BY 이뿐딸맘 2002-11-03

우리 딸은 네살 치고도 말이 좀 느린 편이다.

얼마전 시댁에 갔을 때의 일이었다.
다같이 밥을 먹고 있는데 실수로 시어머니께서 밥을 흘리셨다.

그런데 옆에서 밥 먹고 있던 우리 딸이 갑자기 소리 질렀다.
"야, 너!! 주거!!"

나는 갑자기 등 뒤로 식은 땀이 한방울 주루룩....
할머니보고 죽으라니.....

어른들은 모두 놀라서 기절할 지경이었다.
나두 어버버버 하고만 있었고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 할 지 ㅜ.ㅜ

아랑곳없는 우리 딸.
" 왜 안주거. 엉. 얼른 주거."
앙칼지게 외쳤다.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저어어, 어머니..... 그게요....얘가요......"
시댁식구들의 모든 시선은 내게로 쏠렸다.
평소에 애 앞에서 무슨 말을 했기에.
애를 어떻게 교육을 시켰길래. 하는 표정들이셨다.

내가 어리버리하는 사이에 결정타.

"안주거? 엉? 그럼, 내가 주글까?"

식구들이 모두 입을 떡 벌리고 쳐다보고 있는 사이.

우리 딸은 땅에 떨어진 밥풀을 주웠다.
" 왜 안주구는거야. 아이참. 내가 주군다."
죽으라는 소리가 아니라 주으라는 소리 였던 것이었다......

이제 네살이나 되었으니 밥알 흘릴 때마다 내가 좀 엄하게 했었더니.
그걸 그대로 흉내낸다는게

바로 우리는 모두 쓰러졌다.
어리둥절한 딸아이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