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이 다시 이곳으로 이살 온다네요.
그사람...
우리 3번째 옆집에서 살았지요.
(복도식)
저는 처음에 그가 누군지도 몰랐었는데....
그사람은 그냥 이웃이라고 저에게 친절을 베풀었나봐요.
그런데...
두번 세번 그를 눈여겨 보기 시작하면서....
공연히 맘이 들떠지고..목소리는 또 얼마나 좋은지...
(그사람은 주로 집에 있는시간이 많고...더구나 자기 부인과 함께 잘다녔어요.)
암튼...
미묘한 그런 느낌을 받았고...무척이나 편안하고 너무 부드러운 눈빛이었어요.
제남편은 좀 저를 피곤하게 하면서 속도 썩이고 그랬거든요.
물론 그집 부인하고도 잘알고 지내죠.
그런데...
밖에서 행여라도 만나지면 깍듯하게 인사하게 되고...옷이며 얼굴화장이며 나도모르게 신경쓰여 나중에는 피곤해지기까지 했어요.
그러다가 이사를 갔죠.(살던아파트전세놓고요...) 3년전에 이살갔는데...
다시 온다니....설레고 반갑기는 커녕...불편함이 느껴질것 같애요....
그냥 무시해버릴수 없는 이끌림...서로 당겨지는 그무엇이 있는거 같아요.
솔직히..
그사람네 이곳으로 안왔으면 하네요....
그사람은 저보다 12살 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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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모르죠....
몇달후 그이야기를 이곳에서 또 풀어나갈지.....
옛날에 썼던 그에대한...일기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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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집앞엔 그의 빨래가 널려있습니다.
그가 입던 하얀 셔츠입니다. 가슴이 저려집니다.
그를 생각하면 이젠 슬픈 생각뿐입니다.
그가 타고 다니는 승용차를 보았을때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고, 그의 집에서 달그락 거리며 점심을 먹는 소리가 들려올 땐
불현듯 나도 밥 생각이나 수저를 들었습니다..
그는 나랑 같은 아파트 같은 구조에 살고 있습니다.
그에겐 모친이랑 결혼을 앞 둔 여동생도 있습니다.
그는 무척 따스하고 푸근한 느낌을 주는 남자였어요.
어느 한 순간은 정열을 나타내 보인 적도 있었고요...
. 그들 부부는 16개월 된 딸 하나를 둔 신혼이었고
함께 다니는 때가 많았습니다.
무척 이상적인 커플이였죠....
그래서 나는 그모습을 볼때 마다
갈등을 많이 겪어야했어요.....
분명 그의 아내가 손으로 비벼 빨아 널은 그의 셔츠를 멀리서만 바라만 봐도 그를 대한듯 숙연하고 마음이 아파 옵니다.
어쩌면 나는 그의 집 쓰레기 까지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복도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가 무척 정겹습니다.
그의 아내는 외출중인지
그가 혼자서 2살된 딸아이를 보고있습니다.
딸이 칭얼거립니다.
내가 돌봐주고픈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아기를 우리집에 데려온다...
. 아기가 잠시 놀다 잠이 든다...
나의 침대에 재운다...
그가 미안해하며 아기를 데리러 내방에 들어온다..
.우리집엔 나..뿐이다..
공연히 심장이 멎어버리는것 같았습니다.
거울을 봅니다.
옅은 화장을 합니다.
그는 짙은 화장한 얼굴을 싫어할 것 같이 느껴집니다.
청초하게, 약간은 가련하게 보이고 싶습니다....
아주 연약해서 그가 나를 보호해 주지 않고는 견딜수 없는 ....마음이 되게끔......
가끔씩 엘리베이터를 단 둘이만 탈때가 있습니다.
통상적이고 간단한 대화지만 단번에 친밀감을 가졌습니다.
7층까지의 짧은 시간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지만,
더 이상의 욕심을 내기도 한답니다.
20층 맨꼭대기에 산다면 난 얼마나 좋을까?...아니 돌발사태로 움직이지 않은채 갇혀버리고 싶었습니다...
.일년전이었습니다.
외출하려고 엘리베이터로 다가가는데..
누군가가 나를..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를 위해 그냥 배려를 하고 있었지요...
.고맙다고 하면서...물었습니다...
누구신지요? 하니까 그는 미미아빠라고 ...
.그래서 나는 아...하고 그제사..
그의 얼굴을 바로 쳐다볼 수 있었습니다.
아..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