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김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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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9(월)
점수: 8
[토론방베스트] 노무현 후보와 미국
미선이와 효순이의 죽음으로 온 나라가 분노하고 있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각 후보들은 나름대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에는 못 미치는 듯하다.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의 행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다. 누구라도 친미 보수주의자라고 믿고 있는 이회창 후보의 갈지자 행보에 보수논객 조갑제의 불만은 그를 포기한 듯 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 서청원 대표는 9일 아침 이번 촛불시위와 관련하여 반미를 부추기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하며 전형적인 매카시즘을 보여주고 있다. 촛불시위의 참석을 고려하였고 미선-효순양의 부모를 찾아 소파개정을 강력히 주장한 이회창 후보는 반미를 부추기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것인가?
민노당과 권영길 후보의 지금까지 노력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7일 촛불시위에서의 모습은 국민들과 함께 하는 민주노동당의 노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본인은 노무현의 적극 지지자임을 밝힌다. 노무현 후보의 행보에 대해 민노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9일 범대위관계자의 면담과정에서 서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민노당에서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기회주의적 형태라고까지 비난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먼저 지난 7일 대구유세에서 한 노무현 후보의 말을 들어보자.
오늘 저녁 전국의 많은 시민들이 효순이와 미선이의 죽음을 애도하는 촛불시위를 한다고 한다. 나도 이 시위에 참여하거나 적어도 격려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을 많이 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정치를 제대로 했더라면 이런 억울한 일이 없었을 텐데, 전 국민이 이렇게 억울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을 텐데.
그동안 말을 참아왔다.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다. 너무 나서면 두 어린 여중생의 죽음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고 할까봐 그랬고, 또 아무 말도 안 하려 하니 미국의 눈치를 보는 사람들의 표를 의식해서 그런다고 그럴까봐 (마음이)편치 못하다. 나로서는 그동안 침묵했던 것이 참으로 죄송하고 미안하다. 지금이라도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께 사과한다.
오늘 저녁 시위에는 참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오늘 (촛불시위)참여가 (국민들에게)진심으로 받아들여질 것인가, 아니면 선거용 참여로 비쳐질 것인가 때문에 망설여진다. 또 한 가지는 단순히 시민단체 간부이거나 하다 못해 정당의 대표만 되더라도 당당하게 참여할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 있으면 대통령이 될 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말과 행동은 책임이 따른다. 대통령의 발언은 그것이 바로 외교적 발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보의 말과 행동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침묵했던 것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태극용사는 미국에 결코 지지 않는다
노무현은 사진을 찍으려고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한사람이다. 어느 대학의 강연에서 농담 삼아 한 이야기로 반미주의자로 몰리기도 하였다.
민주당 김현미 부대변인이 대변인실 명의로 지난 8월 29일에 발표한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노무현 후보는 당일 오전 9시45분 민주당 후보실에서 크리스토퍼 라플레어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담당 수석부차관의 방문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크리스토퍼 차관보는 한미관계가 좋은 우방으로 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런 면에서 두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런 일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미군이 주둔하는 한 여중생 사망사고와 같은 사고는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일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위로하고 사과하고, 의사표시를 하여 국민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과거 시민운동 반독재운동을 할 때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감정을 가졌던 때가 있었으나, 김대중 대통령과 정치를 하면서 현실주의적, 합리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나름대로 자부심이 강한 성격으로 내 생각과 다른 얘기를 하거나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다. 합리적인 일이면 미국에 대해서도 싫어하는 얘기를 할 것이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노무현 후보는 침묵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의 많은 행적과 언행을 조중동을 비롯한 거대 언론이 수시로 무시하고 왜곡해 왔듯이 그렇게 묻혀졌을 뿐이다.
민노당의 지금까지의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민노당 역시 우리역사에 꼭 필요한 정당이며 진보정당으로서 나름대로 자리잡고 있다. 반면에 대통령을 낸 바 있는 민주당이 이 사안에 적절한 노력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의 질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노무현과 민주당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식의 비판은 옳지 못하다. 지난 12월 9일 국회의원 57명의 발의로 불평등한 SOFA재개정 촉구 국회결의안을 제출하였다.
(개혁당 : 1명) 김원웅
(한나라당 : 11명) : 서청원 박명환 김영춘 원희룡 김홍신 윤두환 서상섭 정의화 남경필 권오을 이주영
(민주당 : 43명)
김근태 김덕규 장성원 이창복 김경천 이미경 심재권 송영길 김희선 김경재
이종걸 김성호 정동영 이호웅 조한천 천정배 김태홍 김화중 윤철상 정범구
임종석 김충조 이재정 원유철 김명섭 배기운 정장선 이해찬 신계룬 신기남
장영달 박인상 이근진 김영환 정대철 김성순 허운나 송석찬 추미애 박병석
남궁 석 김옥두 이낙연
(자민련 : 2명) 송광호 정진석
어느 당의 많고 적음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물론 서청원도 있고 남경필도 있다. 미국에 대해, 우리나라의 자주에 대해, 통일에 대해 김근태가 이창복이 송영길이 임종석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민주당이 무슨 노력을 했는지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생각을 모두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민노당이나 권영길 후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더더욱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많은 노무현 후보의 경우는 그러하다. 이것은 단지 몇 표를 더 얻으려는 술책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종로를 버리고 부산으로 간 바보 노무현이라면 우리는 그를 믿어야한다. 그는 분명 대통령이 되어서 미국과 동등한 관계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해야하는 이야기는 다르다.
할 수 있는 일과 해야하는 일은 다르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슨 일을 하든, 중요한 것은 과연 그가 자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하는가를 우리는 통찰하여야 한다.
* 이 글은 김혁준님께서 대선토론방에 기고하신 글을 편집자가 갈무리한 것입니다. 옥고를 남겨주신 김혁준님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진짜정치칼럼 전문사이트 '서프라이즈(seoprise.com)'는 독자 여러분께서 남겨주시는 좋은 글을 선정하여 메인 화면에 띄우는 것을 보람이자 의무로 삼고 있습니다. 네티즌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