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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북풍이 부는군요.... 선거때마다 부는 북풍인데 왜 아직까지 조용한가 했습니다....


BY ysoony89 2002-12-11








가까이 하기엔 너무 위험한 당신



부시 정부와 친한 한나라당, 반미 바람 세져 당혹…“SOFA 개정” 목소리 높여



11월 말 주한 미국대사관의 고위 인사는 한 민주당 인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국대사관은 그동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본국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 고위 인사는 자기들이 여론조사를 해도 노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많은 반면 당선 가능성은 이후보가 높게 나온다며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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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동안 부시 정권은 한나라당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한마디로 ‘당근을 철회하고 채찍을 들어야 한다’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 근본 기조가 한나라당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조웅규 의원은 “미국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대북 정책에서 원활하게 공조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부시 정권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한지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우선 한나라당과 미국 공화당은 IDU(International Democratic Union·국제중도우파정당연맹) 멤버이다. 세계적으로 80개가 넘는 나라의 정당들이 가입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나라당이 유일한 회원이다. 한나라당은 2001년 총회 때 박원홍 의원과 정재문 전 의원을 대표로 파견했고, 올해 6월8일부터 10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67개국이 참가해 열린 총회에는 조웅규 의원을 보내 미국 공화당과 친교를 다졌다.


한나라당은 또 10월27∼31일 ‘북한 핵무기 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 최병렬 의원)에 속한 의원 3명을 미국에 파견해 북한 핵 문제를 놓고 부시 행정부 당국자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조웅규 의원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미국통 의원이다. 윤여준 의원은 이후보의 측근 중 측근이고, 박 진 의원은 이후보의 공보특보이다. 이후보가 미국에 간 것과 다름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두 이후보로부터 신임받는 의원들이다. 박의원이 “사전에 면담 약속을 정하지 못했는데도 전화 한 통화만으로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선뜻 만남에 응해 주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들은 환대를 받았다. 백악관·국무부·국방부의 만나고 싶은 사람은 다 만났다는 박의원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국측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다녀 왔다며, 이후보와 관련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영일 선대본부장의 언급도 눈길을 끈다. 그는 11월20일 기자들과 만나 1급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CIA 역할설’을 털어놓았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최근 일본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만약 북한이 이후보를 건드리면 (CIA도) 김위원장을 같은 방식으로 손보겠다고 했다”라는 것이다. 김본부장은 정보의 출처를 묻자 한 시사 월간지에 나온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그가 월간지 보도만을 근거로 기자들에게 그런 말을 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미국의 믿을 만한 인사로부터 비슷한 정보를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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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부시의 ‘여중생 사건 사과’ 미리 알았나

한나라당은 또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공약으로 내건 유일한 정당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이 낸 공약집에는 ‘현정부의 대북 정책으로 손상된 한·미 동맹 관계를 지체 없이 회복해 우리의 안보 태세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되어 있다. ‘일본과 공조를 강화하겠다. 중국·러시아와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다른 주변국에 대한 공약과는 확실히 뉘앙스가 다르다.

그러나 의정부에서 두 여중생을 사망케 한 마크 워커 병장과 페르난도 니노 병장이 11월20일과 22일 미군 군사 법정에서 무죄 평결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불기 시작한 ‘미국 바람(美風)’은 한나라당과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는 연일 시민 수천 명이 이에 항의하는 촛불 시위를 벌이는 등 ‘미풍’이 대선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두 미군에 대해 무죄 평결이 나온 직후부터 심상치 않게 펼쳐지고 있는 반미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무죄 평결 직후 한나라당 안에서는 이후보가 직접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11월23일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이 ‘무죄 평결에 분노한다’는 논평을 내는 데 그쳤다.

그러다가 11월26일 ‘청년 1백인과의 대화’에서 이후보는 태도를 갑자기 바꾸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입은 피해에 대해 분명하게 사과하고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개정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다음날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기조는 그대로 이어졌다. 물론 전제가 붙기는 했다. “반미 분위기가 고조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국익을 우선하되 반미 감정으로 연결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미 우호를 위해서도….”

이후보가 ‘부시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자 정가에는 한나라당이 미국측으로부터 사전에 귀띔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약속이나 한 듯 11월27일 부시 대통령이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의 입을 통해 사과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 사정에 밝은 한 민주당 인사는 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으나 확인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펄쩍 뛴다. 이부영 의원은 “미래연대와 당내 개혁파 의원들이 이후보에게 그같은 입장을 밝히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대선기획단과 후보 비서실에서도 그같은 건의가 집중적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조웅규 의원은 자기가 이후보에게 주둔군지위협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한 것이 두 달이 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여러 정보 경로를 통해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미군의 움직임을 사전에 안 것은 확실하다. 이후보의 한 측근 의원은 “어떤 형태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현지(주한 미국대사관·주한미군)의 보고가 본국에 보내졌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후보가 이 정보를 보고받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자기가 알고 있을 정도라면 이후보에게도 보고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나라당은 이처럼 ‘미풍’이 대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후보는 유세 때마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 SOFA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12월2일 만들어진 한나라당의 SOFA개정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부영 의원은 “노무현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반통일 세력이라고 하는데, 어떤 반통일 세력이 부시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SOFA 개정을 주장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언론 ‘노무현 때리기’ 잇달아

한편 노후보측에서는 ‘미풍’이 그리 나쁠 것이 없다는 분위기이다. 최근 미국 언론에는 노후보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기사가 잇달아 보도되었지만 관계자들은 득표에 오히려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본다. 지식인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미국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날로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11월17일 <뉴욕 타임스>가 이후보를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보수 인사로, 노후보를 미국 한번 온 적 없는 친노동계 인사로, 11월28일에는 <파이낸셜 타임스>가 ‘노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미 동맹은 종식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도 11월29일자 사설에서 ‘주한미군이 필요 없다는 인식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노후보도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런 배경에 한나라당의 ‘작업’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박신일 외신특보가 중심이 되어 외신 기자들을 밀착 담당해 왔다.

연세대 김주환 교수는 여중생 사건과 관련해 반미 감정이 높아진 것도 노후보에 대한 지지가 상승한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미군 병사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진 시점부터 노후보가 이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